(新질서 차이나파워)①일본 굴복시킨 대륙위세

윤도진 2010. 9. 26.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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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묵적 '경제적 압박' 日굴복 이끌어 '도광양회'표방해도 필요시 실력행사 불사

[상하이=이데일리 윤도진 특파원]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둘러싸고 벌어진 중국과 일본 간 마찰이 중국의 `강공 외교` 성공으로 일단락됐다. 일본은 억류했던 선장을 마지못해 풀어줌으로서 백기를 들었다.

이번 사건은 중국 경제의 위협적인 위상이 실체를 드러낸 일대 사건이다. 단순히 외교적 역량 차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암묵적인 경제적 압박이 사건 해결 과정을 이끌었다는 게 양국 언론의 시각이다. `도광양회(韜光養晦, 칼집에 칼날의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은밀하게 힘을 기른다)`를 표방해 온 중국의 `이코노믹 파워`는 이번 일로 만천하에 공개됐다.

◇ 칼집 뚫고 살기 내뿜은 `차이나 파워`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65차 유엔총회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중국의 진실에 대한 인식"이라는 제목으로 기조연설에 나섰다. 중국이 여전히 개발도상국이며 강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숙제가 태산`이라는 엄살 섞인 내용이 주였다.

하지만 정작 주목을 받은 건 연설 말미 발언이었다. 중국이 일본과는 댜오위다오 문제로, 미국과는 위안화 절상문제로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던 까닭이었다.

원 총리는 이렇게 말했다. "중국의 발전은 어느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은 누구도 위협하지 않을 것이고 절대 패권주의의 길로 나아가지 않을 겁니다. (중략) 중국은 우호와 원칙을 지키는 동시에 국가의 핵심이익은 굳건히 할 것입니다. 영토, 주권과 관련한 문제에서는 결코 물러서거나 타협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음 날인 24일 오후 일본은 댜오위다오 해상에서 붙잡아 억류하고 있던 중국 어선 선장 잔치슝(詹其雄.41)을 석방키로 했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본래 일본은 중국 선장의 구속기간을 29일까지 연장하겠다는 게 기존 방침이었다.

24시간도 되지 않는 시간동안 벌어진 양상은 국제사회에 적지 않은 의미를 시사한다. 중국은 개도국이라는 현실을 앞세우며 세계질서를 위한 의무 이행을 약속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주권 문제에서는 강경한 자세를 드러냈고 결국 `경제적 힘`을 바탕으로 이를 관철시킴으로써 위세를 떨쳤다.

◇ 일본의 굴욕..그 다음 수순은?

댜오위다오 사건을 두고 일본 내부에서는 "영토 문제에서 중국에 제 목소리도 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자민당 등 야당들은 이번 결정을 `굴욕외교`라 규정하며 정부를 성토하고 있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일본 내에서도 경제적 배경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해석이 적지않다는 대목이다. 중국과의 교역 규모나 의존도를 감안하면 일본이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는 분석이 적잖다.

특히 중국 선장 석방의 결정적 원인이 중국 희토류 금수조치에 있었다는 시각이 많다. 중국 속보 경제매체들은 "일본이 주력하는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자원을 중국이 쥐고 있다는 것이 외교적 입지를 좁혔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를 모아 전하기도 했다.

일본의 대 중국 교역 규모도 결국 일본의 목소리를 잦아들게 한 것으로 해석된다. 작년 상반기 기준 일본의 대 중국 교역 비중은 전체 교역의 20.4%로 미국(13.7%)와 한국(6.1%)을 크게 앞선다. 반면 중국의 대 일본 교역규모는 미국, EU(유럽연합) 등에 이어 3위어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다.

이렇듯 이번 사건은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힘을 각인시킨 사건이 됐다. 현재 중국은 한 발 더 나가 일본에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고, 홍콩 등지의 일부 언론은 잔 선장을 영웅시 하며 보도하고 있다. 고질적인 무역적자 해결을 위해 위안화 환율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미국도 `중국은 간단치 않은 상대`라는 인식에서 예외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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