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 드러낸' 이란, 한국기업 옥외광고 금지
이란 정부가 지난달 초 한국 기업들의 옥외광고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0일 "이란 테헤란 시정부가 삼성·LG 등 한국 기업들의 옥외광고물 110개 중 11개를 지난 4~5일 철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언론들이 한국이 이란산 원유수입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식으로 보도한 것이 이란 언론들에 보도되면서 이란 내에 한국 비판 여론이 생겼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란은 미국·영국·프랑스·독일·캐나다·호주·한국 7개국에 대해 이러한 조치를 취했다고 이 당국자는 밝혔다. 하지만 주 이란 한국대사관에서 이란 외무부에 문의한 뒤 6~8일 광고물들이 다시 설치되었다. 이란이 정했던 7개 국 제재 리스트는 모두 미국의 핵심 동맹국들인데 일본이 제외된 것이 눈길을 끈다.
정부 관계자는 "차분하게 대응한 일본과 달리 한국은 일부 언론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절반 가량 줄일 것이라는 미확인 보도를 남발하는 바람에 이란 측에서 외교채널로 항의해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이란산 원유수입 감축을 본격화할 경우 이란이 보복 강도를 높여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보인다.
<손제민 기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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