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오보로 이란정부 박해 받다 망명한 ‘기구한 여인’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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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26세 여대생 네다 아그하 솔탄은 '이란 저항운동의 상징'이 됐다. 대통령 선거 부정 의혹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 도중 총탄에 맞아 숨지면서 순교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비슷한 이름을 가진 대학강사 네다 솔타니(35)의 삶은 그때부터 꼬였다. 영국 BBC방송은 14일 솔타니가 언론의 오보로 한순간에 평범한 삶을 잃고 이역만리 타국에서 망명자로 살고 있다고 전했다.

솔타니의 운명은 그해 6월 21일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 있던 사진을 한 블로거가 사망한 솔탄으로 오해해 인터넷에 올리면서 뒤바뀐다. CNN방송 이란 파르시채널 등 각국 언론은 확인도 하지 않고 앞다퉈 그 사진을 솔탄으로 내보냈다. 솔탄이 총에 맞아 숨지는 동영상은 유튜브로 세계 곳곳으로 퍼졌고 그 동영상 옆엔 솔타니의 사진이 나란히 실렸다. 시위대의 플래카드와 티셔츠에도 그의 사진이 인쇄됐다.





솔탄의 죽음을 무마하고 싶었던 이란 정부는 솔타니에게 "TV 카메라 앞에서 솔탄이 살아있다고 증언하라"고 압박했다. 이를 거부하자 정부는 솔타니가 미 중앙정보국(CIA)의 간첩이라는 혐의로 기소했다. 공항경비대에 뇌물을 주고 이란을 탈출한 솔타니는 현재 미국의 한 대학에서 자서전 '도둑맞은 내 얼굴'을 쓰고 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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