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야하게 입을 권리 있다"

오애리기자 aeri@munhwa.com 2011. 5. 1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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加서 '슬럿워크'운동 시작.. 美·호주 확산

'슬럿워크(Slut Walk)'행진이 캐나다, 미국 등 북미지역은 물론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영국 등 전세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지난 4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약 4000명이 참가하면서 시작된 행진은 5월초 현재까지 북미 20여곳에서 이어졌고, 오는 28일 호주 멜버른과 6월4일 영국 런던 하이드파크에서도 대규모로 열릴 예정이다. 10일 CNN 등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행진 참여 의사를 나타내는 여성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등 '슬럿워크'가 글로벌 여성인권운동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슬럿워크'란 란제리룩 같은 도발적인 옷을 입고 도심을 행진하는 운동을 뜻한다.

지난 7일 보스턴 행진에 참가한 수천명의 여성들은 "내가 어떤 옷을 입건 (남자들은)상관말라"는 피켓을 들고 행진했다.

이 운동은 지난 1월 캐나다 토론토의 마이크 생귀네티란 경찰관이 한 법과대학원 강연에서 "여자들이 성폭력을 당하지 않으려면 매춘부(slut)처럼 보이는 난잡한 옷을 입지 말아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불거졌다. 도발적인 옷차림을 한 여성이 성폭행당하는 것은 본인 책임이 크다는 논리인 셈이다.

이 발언이 논란을 불러일으키자 생귀네티가 즉각 사과했지만, 여성단체 회원들은 아예 야한 옷과 화장을 하고 거리로 나섰다.

10일 타임지는 '슬럿워크'가 빠르게 번져 나가고 있는 것은 문제의 경찰관 발언이 뿌리깊은 마초문화를 건드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여성이 야한 옷을 입는 것은 성적으로 헤프다는 메시지며, 그런 여성을 성폭행한 남성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식의 발상에 대한 저항이란 것이다.

타임지는 언론계도 마초문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텍사스에서 11세 소녀가 남성 18명에게 집단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뉴욕타임스가 소녀의 자유분방한 이성교제와 20대처럼 보였던 평소 옷차림을 묘사하는 데 기사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란 것이다.

이탈리아 법원이 성폭행 사건과 관련한 판결에서 "피해 여성이 사건 당시 몸에 꽉 끼는 청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가해자가 혼자 바지를 벗기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에게 무죄판결을 내렸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지적된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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