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방 화장실을 허하라'

2011. 11. 2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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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뉴욕 일부매장 출입통제에

시민들 "공공의 권리 침해"

* 별다방 : 스타벅스

'미국 뉴욕 스타벅스 직원들이 가장 힘들게 하는 일은?'

우르르 몰려드는 관광객들의 밀려드는 주문을 처리하는 일도, 탈지유로 만든 프라푸치노 같은 까다로운 음료를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다. 사실상 뉴욕의 공중 화장실이 돼버린 화장실 관리인 노릇을 하는 일이다. '스타벅스가십'이란 누리집에는 "맨날 사람의 분비물, 사람이 아닌 것의 분비물을 치우느라 시간을 보낸다" "도대체 무드 깨지는 화장실에서 섹스를 하려는 이유가 뭐냐" "화장실 안에서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도 있다"는 하소연 글들이 줄을 잇는다.

몰려드는 화장실 이용객 때문에 하루에 몇 번씩 청소를 해도 엉망이 돼버리는 화장실 관리에 지친 직원들이 '반기'를 들면서 뉴욕의 일부 매장들은 화장실을 '폐쇄'하거나 '직원 전용'으로 바꾸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뉴욕 패션·문화의 중심가인 맨해튼 45번가, 6번가 스타벅스 매장이 '직원전용' 간판을 내건 대표적이다. 콜럼버스가 등 다른 2곳의 매장은 화장실 개수를 2개에서 하나로 줄였다.

스타벅스의 화장실을 폐쇄 소식에 '불친절'을 탓하는 목소리부터 스타벅스가 공공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상 공중화장실 역할을 해온 스타벅스가 화장실 문을 닫으면 '급한' 시민들은 어디로 가란 얘기냐는 것이다. 가뜩이나 스타벅스는 '커피만 마시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의 모임 장소'란 콘셉트의 마케팅을 해왔던 터다. 뉴욕 이야기를 다룬 블로그 '고커'는 "뉴욕 시민들이 놀라 경악하고 있다"고까지 반응했다.

시민들의 반응이 격해지자 급기야 스타벅스의 시애틀 본사는 "스타벅스는 공중 화장실을 폐쇄하고 있지 않다. 사실이 아니다"라는 트위터 메시지를 날리며 진화에 나섰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스타벅스 전 직원은 스타벅스 고위 관계자가 화장실을 폐쇄한 '문제' 매장에 와서, 화장실을 개방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뉴욕의 화장실 부족은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고 있다. 뉴욕시는 2005년부터 유료 공중화장실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 유료 화장실은 고작 3곳 뿐이다. 그에 반해 스타벅스 매장은 맨해튼에만 190여개에 달한다. 뉴욕시는 앞으로 20년 동안 20개 화장실을 만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을 뿐이다. 뉴욕시 교통국은 (공중 화장실에 필요한) 배관공사를 할 수 있고, 주변 상인들의 반대가 없는 장소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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