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80% 싼 미국 셰일가스 .. 중·일선 2년 전부터 눈독

심재우 2012. 6. 13.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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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골드러시 셰일가스

미국 텍사스주 남동부의 휴스턴 일대가 오랜만에 술렁이고 있다.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셰일가스(Shale gas)' 개발 붐이 일면서다. 멕시코만에 위치한 휴스턴은 세계 정유산업의 메카. 세계 최대 정유업체인 엑손모빌과 셰브론을 비롯해 쉘과 BP 같은 오일 메이저들이 운집해 있다. 휴스턴 일대 곳곳에서 셰일가스를 찾는 '심마니'들의 활동이 한창이다. 미국 경제월간지 포춘 최근호에 따르면 텍사스주 남부 일대 고속도로는 요즘 퇴근시간대면 모처럼만에 혼잡양상을 보인다. 지난해에 비해 통행량이 6∼1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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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일가스, 왜 주목받나="세계 경제는 에너지에 대해 탐욕스러운 식욕을 보여왔다. 우리에겐 셰일가스가 있다. 신에게 감사해야 할 일이다." 세계 1위의 글로벌 에너지 기업 엑손모빌의 렉스 틸러슨(60) 회장은 요즘 미국 내 셰일가스 시추 현장이 관심사다. 2009년 360억 달러(약 40조원)를 투입해 셰일가스 시추 기술을 지닌 XTO를 인수한 이후 셰일가스 사업에 회사의 미래를 걸었다. 12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은 급증하는 추세다. 전체 천연가스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23%(1억1000만t)에서 2035년 49%(2억9000만t)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하 2∼4㎞ 속에 파묻힌 셰일가스가 상업적 이용이 가능하게 된 배경은 수평시추법과 수압파쇄법 등 경제성 있는 채굴기술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셰일가스의 매력은 엄청난 매장량이다. 현재 화석연료의 확인매장량은 석유가 1888억TOE, 석탄이 4196억TOE 수준이다. 여기에 전통가스가 1684억TOE인데 비해 셰일가스가 1687억TOE로 더 많다. 셰일가스는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미국과 중국에 주로 매장돼 있다. 다만 중국의 경우 사막지대에 대부분 매장돼 있어 시추공 하나에 물 1만t을 소비해야 하는 수압파쇄법을 사용하기 힘들다. 국내에는 셰일가스가 없다.

 결국 셰일가스 생산 확대로 세계 최대의 가스생산국이 된 미국은 조만간 가스수입국에서 가스수출국으로 전환이 예상된다. 미국 에너지부(DOE) 또한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을 금지해 왔으나 지난해 40년 만에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계획을 승인했다. 한국가스공사도 지난 4월 미국 에너지 유통업체와 2017년부터 20년 동안 연간 350만t의 LNG를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우리 산업에 어떤 영향 미치나=셰일가스 붐은 국내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은 아시아에 유통되는 가스가격의 6∼8분의 1 수준. 이처럼 값싼 셰일가스로 발전이나 석유화학 제품을 만들 경우 미국 업체들이 원가경쟁력을 갖추면서 국내 석유화학제품 수출에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커졌다. 김평중 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셰일가스를 이용해 생산될 석유화학제품 물량이 세계 시장에 대거 풀리면 우리 업체들이 고전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셰일가스는 미국 내에서 발전용으로도 사용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값싼 전기료 때문에 미국 내 전반적인 제조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셰일가스 개발이 본격화한 2010년 이후 대체에너지 업체들도 울상이다. 동양증권 이철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셰일가스의 등장으로 미국에서 더 이상 풍력이나 태양광처럼 비싼 에너지에 보조금을 지급할 이유가 사라졌다"며 "국내에서도 대체에너지 개발계획은 보완책으로 유지하고 가스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셰일가스를 확보하는 게 급선무다. 국내 기업들이 휴스턴에 몰려들고 있지만 2010년 중국과 일본이 일찌감치 셰일가스 프로젝트에 뛰어든 것에 비하면 늦었다는 지적이다. 이영원 GS칼텍스 상무는 "셰일가스 시추 프로젝트는 엄청난 자금이 투입되는 작업인 만큼 여러 업체가 공동 투자하는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된다"며 "특히 일본 종합상사들이 발 빠르게 투자해 후발주자가 끼어들 여지를 좁혔다"고 말했다.

◆석유환산톤(TOE·tonne of oil equivalent)=원유 1t이 발생하는 열량 기준으로 표준화한 단위. 석탄 1t이 연소할 때 발생하는 열량은 0.66TOE, 천연가스 1000㎥의 발생 열량은 1.05TOE 등이다.

심재우.한은화 기자 jwshim@joongang.co.kr

▶심재우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sjw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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