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사력, 남중국해 넘어 인도양까지 전방위 확대.. '아·태 중시전략' 당초 계획보다 강화

2012. 3. 2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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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선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시정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것도 당초 발표한 계획보다 더욱 견고해지고 전선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우선 호주와의 군사동맹이 전방위로 확대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미 국방부는 당초 호주 북부 다윈에 해병대 2500명을 순환배치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는 미군이 2차 세계대전 후 처음 호주에 군대를 주둔시킨다는 상징성만으로도 중국을 비롯해 이 지역 주변국가들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가 27일 보도한 전략계획 보고서 내용은 브리즈번(동쪽), 퍼스(남서쪽), 코코스 제도(북서쪽)로 미군 주둔기지를 확대하는 것으로 호주 대륙을 전방위로 감싸 안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동북아 지역과 태평양 지역에 치우쳤던 미 군사력의 무게중심이 각각 동남아와 오세아니아 쪽으로 급격하게 이동하게 됨을 의미한다. 특히 퍼스 스털링 해군기지에 항공모함, 전함, 잠수함 배치계획이 논의되는 것은 동남아 지역뿐 아니라 인도양을 함께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호주 정부에 미 군사력 수용능력을 높이기 위해 이 기지를 더욱 확장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코코스 제도 비행장에 무인 정찰기 글로벌 호크를 포함해 8대의 정찰기가 배치될 예정인 것도 미국이 남중국해 뿐 아니라 전선을 인도양까지 포괄할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미국은 이와 별도로 싱가포르에 4개 전함을 배치하는 방안도 마무리단계에 와 있으며, 필리핀에 해병대와 해상초계기를 방문배치하는 방안을 놓고 필리핀 정부와 협상에 들어갔다. 이뿐 아니다. 미 국방부는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등과 군사협력을 강화키로 하는 등 동남아시아 지역 군사동맹관계도 촘촘히 엮어가고 있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 같은 행보가 특정국가, 특히 중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여기에 미 국방부가 26일 밝힌 아시아와 중동에 '미사일방어 시스템(MD)' 구축 계획도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이 시스템 구축을 위해 한-미-일, 미-일-호주 등 2개의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일본이나 한국, 호주 등 3국에 최소 2개의 방어기지가 구축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방어용이라고 주장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자신들의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역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전략 억지력인 핵미사일을 무력화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안마당에 새로운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구축되는 데 대해 러시아보다 더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사일 방어 전문가인 리키 엘리슨이 전망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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