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추적] 작년 10년 만에 해제 … 피의자 207명 역대 최다

중앙일보

[중앙일보 송지혜.채승기] #지난 25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클럽. 힙합 음악이 흘러나오는 이곳은 손님의 절반 이상이 백인·흑인 등 외국인이었다. 대구에 있는 한 미군부대 소속의 A(27) 상병도 그중 하나였다. 최근 이태원 일대 클럽에서 대마의 일종인 신종 마약 '스파이스'를 흡입하는 이들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잠복 중이던 경찰은 클럽 입구에서 스파이스를 소지한 A 상병 일행을 체포했다.

 #5월 30일 오전 4시. 이태원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은 "이태원의 한 클럽 앞에 술에 취한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서 술에 취한 사람을 데리고 현장을 떠나려던 순간, 뒤편에 있던 용산 미 8군 소속 H(27) 일병이 한 경찰관의 얼굴을 가격했다. 경찰관은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H 일병은 경찰에 체포된 뒤 미군으로 신병이 인계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범죄를 저지른 주한 미군의 수는 모두 788명. 2006년 121명이었던 주한 미군 피의자는 지난해 207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미 8군이 위치한 용산 지역에 오랫동안 근무한 한 경찰관은 "지난해 미군이 야간통행금지를 해제한 뒤 범죄가 더 느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주한 미군은 2001년 9·11 테러 후 지역에 따라 밤 12시(일부 지역은 오전 1시)부터 오전 5시까지 야간통행금지 정책을 시행하고 주한 미군 장병들을 영내에 머물게 했다. 그러나 이 조치는 지난해 7월 2일 '주한 미군 근무 정상화'라는 명목 아래 10년 만에 전면 해제됐다.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박정경수 사무국장은 "주한 미군 범죄 통계를 보면 강력범죄 대다수가 야간에 일어났다"며 "미군 범죄는 일반 범죄와 달리 미군의 정책에 따라 범죄 발생률이 좌우되는 측면이 있어 미군 측에서 조속히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황왕택 동두천시위원장은 지난 3월 동두천 미 2사단 캠프케이시 정문 앞에서 미군 사병의 야간통행금지제 부활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미 헌병은 매일 새벽까지 한국 경찰, 카투사 등과 함께 이태원 일대를 순찰한다. 이태원 지구대 관계자는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시간은 주로 오전 3시부터 오전 6시 사이인데, 미군 헌병들이 오전 1시면 철수해 단속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송지혜·채승기 기자 < enjoy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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