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필립 모리스社 '담배 전쟁'

최현미기자 2011. 6. 2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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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갑에 상표 금지" "지적재산권 위반"

담뱃갑에 선전 문구와 이미지는 물론, 회사 로고까지 금지하는 호주의 초강경 담배 규제책에 거대 담배 회사 필립 모리스가 법적 대응을 표명하고 나서면서 '담배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28일 APF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의 필립 모리스 아시아측은 27일 "호주의 조치가 기업의 지적재산권을 위반했다"며 적절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천억달러에 달하는 손해배상소송에 들어가겠다고 위협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에 대해 줄리아 길러드 호주 총리는 "거대 담배 회사의 전술에 위협받지 않는다"며 "우리 정부는 담배로 인한 해를 줄이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7월 의회에 상정돼 단계적 절차를 밟아 2012년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호주 정부안에 따르면 모든 담뱃갑은 연한 올리브색으로 통일되며 회사 로고, 선전 문구, 자체적인 이미지를 담을 수 없다. 그 대신 구강암에 걸린 입술, 병약한 어린이와 눈동자 등 흡연으로 인한 해악을 보여주는 섬뜩한 이미지가 자리하게 된다.

이미지 위에는 '흡연이 실명을 일으킨다'거나 '아이들이 당신의 담배연기를 맡도록 하지 말라'는 등의 경고성 문구가 배치된다. 담배 회사 이름과 상품명은 하단에 아주 작은 규격 사이즈로 들어가게 된다.

이에 앤 에드워드 필립 모리스 아시아 대변인은 "상표는 다른 상품과 구분되게 하는 기업의 고유 자산이다. 지적재산권을 위반한 것이다"며 수천만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니콜라 록슨 호주 건강부 장관은 "이번 조치는 법에 전혀 위배되지 않는다"며 "담배 회사의 모든 위협에 맞설 것"이라고 대응하고 나섰다.

한편 호주정부와 필립 모리스 간의 다툼은 향후 강력한 담배 규제책을 도입하려는 국가들과 담배 회사들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는 호주와 유사한 정책을 검토중이며, 반대로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사 등은 호주 정부에 대한 법적 소송을 추진중이다.

이에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멘솔 담배가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을 담은 보고서를 올해 발간하고 담배 회사들이 2012년 가을까지 의무적으로 담뱃갑에 사용해야 하는 경고 라벨을 공개하는 등 담배에 대한 각국 정부의 규제책은 날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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