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미루고..신분도 숨겨" 도쿄전력 직원들 수난기

2011. 4. 2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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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그날 전까지 그 곳은 어디에 내놓아도 꿀리지 않는 자랑스러운 대기업이었다. 동일본을 강타한 3.11 대지진 이후 그 회사는 어디 가서도 명함을 내놓기 힘든 곳이 돼버렸다. 이곳의 직원들은 주위의 따가운 시선에 직업을 속이는가 하면 결혼까지 미루고 있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운영사인 도쿄전력 이야기다.

일본 매체 주간 포스트 최신호에 따르면 도쿄전력의 지진 대응에 대한 비난과 분노는 경영진을 넘어 일반 사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쿄전력에서 영업직으로 근무하는 30대 남성은 "회사 로고가 붙은 차를 누군가 펑크 낸 적도 있다"고 한탄했다. 그는 차에 붙은 사명 스티커를 스스로 떼 냈다. 일하기도 녹록치 않다. 신규 사업 광고 스티커를 제거하겠다고 가전 양판점에 가면 하나같이 직원들이 "왜 우리한테 악영향을 주냐"고 한대했다고 한다.

한 50대 남성은 "취미로 만난 사람이나 술집에서 어울리는 사람들에게 회사를 숨겨야 하는 것이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처음 보는 이뿐만 아니라 가깝게 지내던 이웃의 시선도 신경 쓰게 되었다고 말했다.

결혼도 언감생심이었다. 30대 직원은 결혼을 앞둔 동료가 결혼식을 취소했다고 전하며 "사내에서 이런 분위기가 당연하게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도 여자 친구와 헤어질 판이다. "결혼을 생각하는 여자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도 (저와의 결혼을) 솔직히 불안해합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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