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총선, 극우 정당 '돌풍'

오애리기자 aeri@munhwa.com 입력 2011. 4. 18. 14:11 수정 2011. 4. 1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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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다문화·反이슬람·反낙태 구호 연정참여 가능성

반(反)다문화, 반유럽연합(EU), 반구제금융, 반이슬람, 반낙태 등을 주장하는 극우성향 정당이 17일 핀란드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최대 승자가 됐다. 지난 2007년 덴마크 총선에서 극우 인민당이 약진하면서 북유럽에 불기 시작한 극우포퓰리즘의 바람이 핀란드에까지 상륙하면서, 유럽 정치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이번 핀란드 총선에서 구제금융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대여론이 부각되면서, 현재 진행 중인 포르투갈 구제금융 계획에도 중대한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핀란드 선거관리위원회는 17일 총선 최종개표 결과 중도우파 성향의 국민연합당이 20%의 득표율을 기록해 총 200개 의석 중 44석을 확보, 제1당이 됐다고 발표했다. 야당 사회민주당은 42석, 극우정당 '진짜 핀란드인'당은 39석을 차지해 창당 이래 최초로 제3당의 지위를 차지하게 됐다. 여당인 중도당은 35석을 차지하는 데 그쳐 제4당으로 추락했다. 국민연합당의 지르키 카타이넨(39) 당수(현 부총리 겸 재무장관)는 총리 취임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번 총선의 진정한 승자는 '진짜핀란드인'당의 티모 소이니(48) 당수다. 그는 경제난, 치안불안 등으로 위축된 유권자들의 마음을 반이민, 반구제금융 등의 구호로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국민연합당과 진짜핀란드인당이 연정을 구성하게 될 경우 소이니 당수는 차기정부에서 요직을 맡을 수도 있다.

그는 최근 독일 슈피겔지와 인터뷰에서 "남의 나라 경제문제와 빚을 핀란드 납세자가 부담하는 데 분노를 느낀다"면서 포르투갈 구제금융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핀란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들 중 유일하게 구제금융안에 대한 의회 승인을 필수화한 국가다. 구제금융안은 EU회원국 만장일치를 요구하고 있는데, 핀란드 의회는 앞서 그리스와 아일랜드 구제금융안도 난항 끝에 겨우 통과시킨 전력이 있다.

진짜핀란드인당이 연정에 참여할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소이니 당수는 구제금융안을 지지하는 국민연합당과 손잡게 될 경우 정치적 타협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현재까지는 연정참여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연정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의회에서 포르투갈 구제금융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은 확실하다. 1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이에 따라 EU 지도부가 핀란드의회의 구제금융 부결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플랜B'를 준비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른바 '노르딕 복지강국'으로 꼽히는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에서 극우성향의 정당들이 약진하고 있는 이유는 경제, 안보 불안감 때문이다. 특히 핀란드는 스칸디나비아 3국 중 가장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지난 2009년 9월 노르웨이 총선에서 극우 진보당이 22.9%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지난해 9월 스웨덴 총선에서는 스웨덴민주당이 의회 진출선인 4%를 넘어 5.7%를 차지했다. 앞서 2007년 덴마크총선에서도 극우 인민당이 13.9%를 얻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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