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J "코소보 독립선언은 합법".. 코소보 "역사적 승리"-세르비아 "독립 인정 않겠다"

2010. 7. 2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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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법정이 코소보의 독립선언에 대해 내린 답은 '합법'이었다.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코소보가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행위에 대해 국제법상 합당하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와다 히사시 ICJ 소장은 결정문을 통해 "국제법에는 독립선언에 대한 금지규정이 없다"면서 "코소보의 독립선언은 국제법상 '위법' 행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코소보는 1998년 세르비아의 인종학살 전쟁을 겪은 후 유엔 평화유지군의 주둔으로 분리 상태를 유지해 왔고 2008년 독립을 선언했다. 이에 세르비아는 독립을 인정할 수 없다며 ICJ에 이의를 제기했다. ICJ는 코소보의 손을 들어줬다.

코소보는 '역사적 승리'라며 ICJ의 결정을 반겼고 세르비아는 코소보 독립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코소보의 앞날은?=ICJ의 이번 결정은 국제법상 이행구속력을 갖지 않는 '자문 의견(advisory opinion)'이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국제사회에서 코소보 독립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세르비아 정부로선 더 이상 코소보의 독립선언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기 힘들어지게 됐다.

그동안 국제사회에선 코소보의 독립선언을 두고 의견이 갈렸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세계 69개국이 코소보 독립을 지지했고, 세르비아와 러시아, 스페인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리스, 루마니아 등은 입장을 유보했다. 그러나 ICJ의 의견으로 입장 표명을 미뤄온 나라들이 코소보 독립국 인정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졌다.

문제는 코소보 내부에 있다. 코소보 내 다수를 차지하는 알바니아계와 소수인 세르비아계 사이에 충돌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나토군의 경비가 강화된 가운데 코소보 내 소수 민족인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분리주의 움직임 확산되나=크리스찬사이언스모니터는 ICJ의 결정에 대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고 표현했다. 군소 민족주의 분리 독립 운동의 기폭제가 될 것이며 이에 따른 세력 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세르비아의 보리스 타디치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면 세계의 모든 국경이 흔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분리주의자들과의 분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나라들의 반응은 민감했다, 러시아는 체첸 분리주의자 문제로, 중국은 위구르 자치족과의 충돌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스페인은 바스크, 카탈루냐 분리주의 단체들이 각각 독립을 주장하고 있고, 슬로바키아와 루마니아에선 헝가리계 소수민족들이 독립 운동을 펼쳐왔다.

러시아는 ICJ 재판부가 코소보의 독립국 여부에 대해선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네덜란드 소재 클링엔델 국제문제연구소의 에드윈 베커 연구원은 "분리주의 움직임이 있는 국가들에겐 이번 ICJ의 결정이 굉장히 나쁜 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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