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2년 배운 日 18세 소녀의 '독도론'

2010. 3. 13.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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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 "독도는 한국 땅일까, 일본 땅일까?"

도쿄도립 국제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오키 가나(靑木奏.18)양은 지난해 여름 한국에 갔다가 이런 의문에 빠져들었다.

한국인 친구를 사귄 걸 계기로 학교에서 2년째 매주 2번씩 한국어를 배운 아오키양은 여름방학을 이용해 한국에서 한달간 어학당에 다니게 됐고, 이 기회에 양국 간 뜨거운 논쟁의 주제인 독도에 대해 일본인 친구 약 20명과 한국에서 만난 한국인 15명을 상대로 인터뷰도 했다.

일본인 친구들은 대부분 "잘 모르겠다"거나 "어느 쪽도 아니다"라는 등 무관심한 반면, 한국인들은 한결같이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대답했을뿐만 아니라 한일간 여러 문제에 대해 상당한 관심과 지식을 갖고 있는 걸 보고 '어쩌면 이렇게 다를까'라는 충격을 받았다.

아오키양도 한국에 있을 때에는 "역시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일본에 돌아온 뒤 독도에 관한 문헌과 자료를 살펴보고, 이 문제를 제3자의 입장에서 냉정하게 검토했다.

그 결과 독도가 어느 나라 땅이냐는 문제에 대한 생각은 "잘 모르겠다"는 쪽으로 다시 바뀌었다.

정확히 말하면 '누구의 땅이냐'보다 '한일 양국 국민들이 왜 같은 문제를 두고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는가'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독도 문제를 계기로 양국의 역사를 돌이켜보고 한국과 일본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야겠다'는 게 아오키양이 내린 잠정적인 결론이다.

다음 달 고교 3학년이 되는 아오키양은 13일 오후 도쿄 신주쿠에 있는 한국문화원 2층 한마당홀에서 열린 금호.아시아나배 '말해봐요 한국어' 고교생 대회에서 또렷한 한국어로 이런 생각을 풀어내 150명 청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 대회에서 특별상을 받은 아오키양은 대회 후 기자에게 "선생님과 상담을 한 결과 앞으로 독도 문제뿐만 아니라 한국의 역사나 한일 관계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언어는 그 나라를 알기 위한 '입구'라고 생각한다. 대학에서는 한국어를 전공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고상인 최우수상은 '한국과 일본과 나'를 주제로 발표한 오카야마(岡山)현립 구라사키 세이료 고등학교 1학년 허경화(17)양이 받았다.

재일한국인 4세인 허양은 작년 여름 한국에 갔을 때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여행 안내원이 "한국 사람인 여러분이 왜 일본에서 사는지 아세요? 여러분은 이것을 제대로 배워야 해요. 한 민족이 둘로 갈라져 서로 다치게 하는 일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라고 눈물을 흘리며 말하는 걸 듣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됐다는 경험을 한국어로 풀어내 참석자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허양은 대회 후 "한국어와 일본어뿐만 아니라 영어, 중국어까지 배워서 국제기구 같은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털어놓았다.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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