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이재민 100만명 굶주림과 死鬪(종합)

2008. 5. 7.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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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 침수 상태...전염병 창궐 우려

軍政, 체제붕괴 우려 외부지원에 '빗장'

(방콕=연합뉴스) 전성옥 특파원 = 사이클론 나르기스(Nargis)의 직격탄을 맞은 미얀마의 곡창지대 이라와디 삼각주에서는 100만명에 이르는 이재민이 갈증과 굶주림, 말라리아 등 전염병에 맞서며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자청해왔던 미얀마 군사정부는 체제 붕괴를 우려, 외부지원에 대한 문호개방을 꺼리고 있어 국내외의 비난을 사고 있다.

◇ 이재민 구호 '시급'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리처드 호세이 대변인은 7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이라와디 삼각주에서 100만명이 넘는 이재민들이 임시수용소 조차 마련되지 못한 상태에서 애타게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며 "저지대 5천㎢라는 광대한 지역이 (사이클론이 닥친 지 5일째인) 지금도 침수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군정당국은 고립된 이라와디에 헬리콥터를 이용해 구호품을 투하하고 있으나 보급로가 거의 끊겨 이들 물품이 제대로 이재민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라부타 마을의 한 의사는 "아직도 일부 침수 지역에서는 생존자들이 나무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영TV는 전날 "이라와디 지방에서만 2만1천793명이 숨지고 4만695명이 실종됐다"고 보도했으며 니얀 윈 미얀마 외무장관은 "이곳 보가레이(Bogalay) 한 마을에서만 1만 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이라와디의 한 생존자는 호주의 한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5천명이 거주하는 마을에서 단지 200~300명 만이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국영TV는 진흙투성이 생존자들이 구조헬기를 타기 위해 진흙밭에서 줄을 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생존자들마저도 임시 거처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질병과 굶주림, 갈증에 맞서 사투를 벌이며 외부의 지원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 군정, 외부지원에 '빗장'

미얀마 군정은 사이클론으로 도탄에 빠진 국민의 민생은 외면한 채 군정체제의 붕괴를 우려해 국제사회의 지원에 빗장을 채우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유엔은 자원봉사자들의 비자(입국사증)를 태국 주재 미얀마 대사관을 통해 신청했으나 군정에서 비자발급을 미뤄 이재민을 위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구호품 전달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군정은 자국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존 구호요원들을 통해 구호품을 전달해줘야 한다고 고집하며 신규 구호요원이나 자원봉사자들의 입국은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호품 전달이 시급함에도 불구, 군정이 외부의 지원을 전면 개방하지 않는 것은 이 과정에서 당국이 원하지 않는 외부의 영향력이 유입돼 군정체제를 위협할 수도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자청해온 미얀마 군정은 2004년말 인도양에서 발생한 해저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 때도 외부의 지원 제안을 거부했었다.

국제아동보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의 앤드루 커크우드 미얀마 지부장은 "이라와디 삼각주는 대부분 바닷물로 침수돼 생존자들은 먹을 물과 음식이 없는 실정"이라며 "빠른 시간 내에 이들을 돕지 않는다면 희생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랑스의 베르나르드 쿠슈네르 외무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나서 미얀마 군정이 외부 지원을 받아들이도록 압력을 넣을 것을 촉구했다.

호주의 케빈 러드 총리는 "정치는 잊자. 군사독재도 잊어버리자. 단지 고통을 당하며 죽어가는 주민들을 돕는데 모두 나서자"며 미얀마 군정에는 외부 지원에 대해 전면 개방을, 국제사회에는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호소했다.

sung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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