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에 인정받은 잠비아 전 대통령의 아름다운 퇴장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민철 특파원 = 남부 아프리카에 위치한 잠비아의 케네스 카운다(83) 전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가유산위원회(NHC)가 수여하는 제2회 우분투(Ubuntu)상을 수상했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이 20일 보도했다.
카운다 전 대통령은 평화에 기여한 아프리카인으로 선정돼 19일 케이프타운 인근에서 열린 수상식에 참석해 우분투상을 수여받았다. 이 상의 제1회 수상자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다.
카운다는 독립 투쟁의 지도자로, 지난 1964년 주권을 쟁취한 이래 27년동안 사회주의식 1당독재 체제를 통해 장기집권했으나 야당의 다당제선거 요구를 수용해 개헌작업을 거쳐 다당제를 도입한 뒤 1991년 대선과 총선을 실시해 패배했다.
그의 결단은 이후 잠비아가 평화적 정권교체의 전통을 확립하는 밑거름으로 작용해 이 나라의 민주주의 발전과 정치안정에 기여했다.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지난 1980년 독립한 이래 줄곧 장기집권하면서도 2008년의 대통령 선거에 또다시 나서는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NHC의 손와빌레 만코시와 위원장은 "카운다는 선거에서 자신이 패배할 가능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다당제 선거요구를 수용했다. 그는 부정선거를 실시할 수 있었으나 그렇지 않았다"며 선정이유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우분투는 줄루어로 '인간애(humanity) 또는 인간됨'을 뜻하는 말로, 남아공 흑인 원주민들 사이에서 세대를 거쳐 구전돼온 전통 가치관이다. 우분투는 또 "다른 사람을 통해 내가 존재한다"는 뜻도 갖고 있다.
타보 음베키 대통령은 지난 2005년 "우분투 정신이야말로 남아공 뿐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의 단결을 이룩하는데 기본 가치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 정신을 기리는 사업을 NHC가 실시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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