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가열되는 '사이버 첩보전'

2007. 9. 6.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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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보이지 않는 전쟁.'

세계 각국의 사이버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독일·미국·영국 정부 전산망을 해킹했다는 보도는 외교 분쟁으로 번질 조짐도 보인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 정상회의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이 문제를 따질 수도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중국은 해킹 의혹을 부인했지만, 서구 언론을 중심으로 중국의 첩보전에 대한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남부 광저우와 북서부 란저우의 비밀기지에서 인민해방군의 지휘하에 서방 정부, 군대, 방위산업체 등을 겨냥해 사이버 첩보전을 벌인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미국은 암호명 '타이탄 레인'으로 이름 붙여진 광저우의 첩보조직이 2003년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의 전산망을 침투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들 언론은 중국군의 3대 축 가운데 하나인 '정보화군'이 '트로이 목마' 같은 해킹 프로그램으로 정보를 훔친 뒤, 한국이나 대만 등에서 침투한 것처럼 위장한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5일 120개 나라가 사이버전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도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미국 국방부 시스템을 겨냥한 공격 가운데 40%는 외국에서 이뤄졌고, 중국뿐 아니라 여러 나라가 저지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많은 나라가 자신들도 일정한 사이버 공격을 벌이면서도 다른 나라는 비난한다"고 전했다. 중국은 오히려 그동안 공격을 집중적으로 받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보안전문가는 <인디펜던트> 인터뷰에서 "중국은 아직 사이버전에서 서방을 따라잡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각국 정부 기관은 직접 해킹을 하기도 하지만, 프리랜서 등을 기용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이버 첩보전은 네트워크를 타고 흐르는 정보가 현대전의 핵심이 되면서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미사일을 겨냥하거나,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중무장한 군대가 맞서는 것과 달리 이 비밀전쟁의 유일한 무기는 컴퓨터 키보드"라고 전했다. 특히 미국 등에 맞먹는 군사력을 갖추지 않은 중국 등에 사이버전은 미국의 군사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효과만점의 수단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게릴라전의 형태를 띤 사이버 공격은 미국의 적국들에 매력적인 선택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에 맞서 기밀정보는 '시프르넷', 일반정보는 '니프르넷'으로 나누는 등 35개 내부망을 활용하고 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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