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대박은 신의 뜻" 당첨금 지진구호 쏟아붓는 이산 칸 사장

2005. 12. 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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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4년전 로또 대박을 터뜨린 파키스탄인 이산 칸(47·사진)의 대박 이후 삶은 종종 신문지면을 장식하는 다른 로또 당첨자의 행적과는 사뭇 다르다.

19살 때인 1977년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땅을 밟았던 이산 칸은 택시운전을 하다 2001년 5520만달러의 로또에 당첨돼 큰 부자가 된 뒤 가난한 조국에 돌아왔다. 이후 시장에 당선된 그는 그 직후 지진으로 폐허가 된 고향을 재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칸은 복권상금을 한꺼번에 3249만9939달러를 탄 뒤 "수많은 부정부패와 어리석음에 맞서라는 신의 뜻을 좇아" 곧바로 연평균 국민소득 500달러에 불과한 가난한 고국의 고향 바타그람에 돌아왔다.

그는 올 10월 초 실시한 시장 선거에서 "많은 공원과 학교가 있고 길거리는 환한 바타그람시를 만들겠다"는 공약 아래 45년간 시장직을 독식해오던 가문의 상대를 제치고 당선됐다.

그러나 선거 직후인 10월8일 파키스탄에서 강력한 지진이 발생해 바타그람시에서도 수천명이 숨지거나 폐허더미에서 갇히게 되자 그는 즉각 사재를 털어 구호활동에 들어갔다.

주민들의 생계용 일자리 제공을 위해 이미 개인돈 수십만달러를 쓴 그는 약사들에게 "모든 돈을 나중에 지불할테니 필요한 사람들에게 약을 줘라"고 지시했다. 지금까지 쌓인 약값만 20만달러에 이른다. 그는 또 자기 집 주변의 땅에 텐트 150개를 설치해 이재민들이 머물도록 했다.

특히 칸 시장은 지방 정부 관리들의 부패를 그냥 두지 않는 비판자로서도 유명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칸은 "이 나라의 수많은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차에 깃발을 꽂고 내달리며 행복하게 살지만 나는 그들과 다르다"면서 "유권자들은 내게 값진 신뢰를 줬다. 이들의 세금이 한푼이라도 헛되이 쓰인다면 나는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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