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망명 카드 배제 후회할 듯

2003. 12. 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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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은 망명 카드를택했다면 지금과 같은 비참한 말로를 피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미국에 굴복하는 조건으로 몇차례 망명을 택할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21세기가 자신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착각한 것은 아닐까?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독재자는 일시적으로는 무너지지 않을 것 같지만 결국몰락하는 법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20세기 후반을 풍미한 지구촌의 독재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큰 권력에수반되는 큰 리스크(위험)"가 헛되지 않은 말임을 입증했다.

"모든 독재자의 아버지"인 아돌프 히틀러, 무려 200만명을 도살한 크메르 루주지도자 폴 포트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다.

지난 80년 집권했던 라이베리아의 독재자인 새무얼 도는 축출된 뒤 정적들로부터 동일한 방식으로 고문을 당한 뒤 잔인하게 살해됐고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이차우세스쿠는 배우자와 함께 성탄절날 총살에 처해졌다.

구(舊)유고의 슬로보단 밀로세비치는 전범 재판에 회부돼 있고 라이베리아의 찰스 테일러도 기소된 상태에서 조만간 법정에 설 운명이다.

이번에 체포된 후세인도 국내 혹은 국제재판이 될지에 대해 논란은 있지만 추상같은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은 확실시된다.

한편 파나마의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는 미국에 압송돼 40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마이애미의 연방교도소에서 복역중에 있다.

그러나 올해 8월에 사망한 우간다의 전독재자 이디 아민 처럼 편안하게 노후생활을 보낸 경우도 드물지 않다.

아민은 리비아를 거쳐 사우디 아라비아로 최종 망명한 이후 다수의 부인과 아이들을 데리고 여유있는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대의 "도살자"로서는 그다지나쁘지 않은 말로를 맞이한 셈이다.

현재 해외 망명중인 독재자는 멩기스투 하일레 미리암(에티오피아), 라울 세드라스(아이티), 호르헤 세라노 엘리아스(과테말라), 알베르토 후지모리(페루), 알프레드 스트뢰스너(파라과이) 등을 꼽을 수 있다.

에티오피아의 멩기스투는 짐바브웨의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의 보호를 받고 있다.

경호원과 외교관 여권까지 제공받은데다 최근에는 망명기간을 10년 연장받았다. 그러나 무가베가 실각할 훗날을 우려해 북한에 망명을 타진했다는 소문도 있다.

아이티의 독재자 세드라스는 파나마시티의 부촌에서 거주하면서 불법 무기 거래와 마약밀매의 소득을 바탕으로 풍요를 즐기고 있다. 파나마 정부는 아이티정부의신병 인도 요구를 줄곧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같은 아이티의 독재자 장 클로드 뒤발리에는 지난 86년 이래 프랑스의 코드 다쥐르에서 망명생활을 보내고 있다. 스포츠카 구입을 포함해 사치스런 생활을 즐겼지만 이혼으로 재산이 거덜났고 건강도 악화된 상태. 과테말라의 독재자 엘리아스도 파나마 정부의 비호를 받고 있다. 그의 오명은미국의 에너지 대기업 엔론의 스캔들이 파헤쳐지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노출됐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장 베델 보카사는 실각후 코트디부아르와 프랑스에서 7년간 호사스런 망명생활을 했다. 87년 자진 귀국한 그는 살인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20년으로 감형됐고 93년에 출소했으며 3년뒤 사망하자 국장의 예우를 받았다.

후지모리는 모국인 일본으로부터 시민권을 부여받는 등 철저한 보호막 뒤에 숨어 페루 정부가 주장하는 각종 비리 혐의를 비웃고 있다. 그는 오는 2010년까지 정계 재진출이 금지돼 있지만 풍문에 의하면 컴백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파라과이의 스트뢰스너는 귀국을 바라고 있다. 파라과이 정부도 납치와 고문,살인을 단죄하기 위해 그가 귀국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스트뢰스너는브라질리아의 대저택에 은둔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드의 독재자 이센 아브레는 세네갈의 다카르에, 기니비아수의 독재자 주앙 베르나르두 비에이라는 포르투갈에 머물고 있다.

아브레는 아직도 자신이 국제적 음모의 희생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비에이라는현지 라디오 방송과의 회견에서 "나는 국가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지금원하는 것은 평범한 시민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정권 지도자였던 피터 보타, 칠레의 피노체트, 필리핀의 이멜다 마르코스는 국내에서 사실상의 망명생활을 하고 있는 경우. 보타는 현재 고급 주택에서 조용히 생활하고 있으며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구성된 진상및 화해위원회 출두를 한사코 거부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사망설이 나돌자 기자들에게 "여러분을 실망시켜서 미안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피노체트는 지난 98년 영국을 방문하던중 자신이 기소된 스페인 법정으로 신병이 강제로 인도될 뻔한 적이 있지만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칠레 대법원으로부터는노령(87세)이라는 이유로 기소를 면제받는 행운도 따랐다.

이멜다는 남편인 페르디난드가 망명지인 하와이에서 86년에 사망한뒤 몇년이 지나 필리핀으로 돌아왔지만 재정난과 송사 때문에 생활이 편치는 않은 상황. 이 때문에 애지중지하는 보석과 구두들을 죄다 팔아야 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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