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피살 수사하라" 41년간 매일 전화..

천영식기자 kkachi@munhwa.com 2011. 5. 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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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년간 거의 매일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사건 진전상황을 물어본 집요한 '부정(父情)'이 마침내 아들을 살해한 범인을 검거하게 만들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로얼에 거주하는 윌리엄 맥케이브(83)가 바로 그 주인공. 41년 전인 1969년 9월26일 당시 15세이던 아들 조니는 인근 공터에서 손과 발이 묶이고 눈과 입에 테이프가 붙은 채 목을 졸려 숨진 사체로 발견됐다.

그는 다음날부터 아들에 관한 모든 것을 노트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는 노트에 아들 조니가 걸음마를 시작했을 때나 잠들기 전 부모에게 인사하던 일, 아들과 함께 갔던 얼음낚시 여행, 잔디 깎는 기계를 고쳐보겠다던 노력 등을 꼼꼼하게 적었다.그는 또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아들의 살해와 관련된 것이면 모든 단서와 증언 등을 빠짐없이 기록해뒀다.

경찰은 이후 인근 주민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였고 테이프에 묻은 지문을 발견하면서 살해범을 잡는 듯 했으나 지문의 주인을 찾는 데 실패하면서 미궁에 빠지고 말았다. 10년간 살해범 추적에 집념을 보여왔던 게리 웨인 형사가 암으로 사망하면서 조니 살해 사건은 잊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맥케이브는 포기하지 않았다. 맥케이브는 자신이 작성한 기록들을 모두 경찰에 넘겨주면서 거의 매일 경찰에 아침저녁으로 전화해 "맥케이브 사건과 관련해 진전이 있느냐"고 물었다.

결국 지난 4월 중순 경찰은 맥케이브의 집 인근에 거주하는 월터 쉘리(60) 등 3명을 조니를 살해한 용의자로 체포했다.

8일 뉴욕타임스는 윌리엄 맥케이브가 너무나 자주 전화를 했기 때문에 경찰서의 모든 직원이 그의 목소리를 알게 됐으며, 아버지의 이런 집념은 경찰이 아들의 살해범 추적을 포기하지 못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3명은 당시 조니가 쉘리의 여자친구와 시시덕거리는 것을 보고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조니를 납치해 폭행하다가 사고로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 = 천영식특파원 kkach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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