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조작"·"힐러리 총살해야"..거칠어지는 트럼프 진영

김의철 2016. 10. 1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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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8일에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약 3주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대부분 언론과 선거 분석 전문 기관들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연일 "언론이 클린턴 진영과 합작해 선거를 조작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트럼프 후보 지지자 중 일부는 '힐러리 총살' 등 극단적인 주장까지 하는 등 트럼프 진영 전체의 분위기가 점차 거칠어지고 있다.




11년 전 프로그램 진행자와의 음담패설이 공개된 이후 성 추문 폭로가 잇따르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소셜 미디어인 트위터에 올린 글 일부이다. 언론의 '과거 행적 폭로'로 막판 선거전에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트럼프 후보가 지금까지 자신에게 한 번도 우호적이지 않았던 언론에 공격의 화살을 돌림으로써 지지자 결집을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여전히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메일 추문과 관련해서도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클린턴이 기소돼서 감옥에 있어야 하는데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서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조작된 선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클린턴 후보와의 여론 조사 지지율이 여전히 근접하고 있다는 일부 여론 조사 결과만을 인용하며 언론들을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 후보의 음담패설 폭로 이후 두 후보 간의 지지율이 일부 조사에서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등 크게 벌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이 공개한 조사를 보면 두 후보 간 지지율은 클린턴 후보가 47%, 트럼프 후보가 43%로, 4%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가 ±4%포인트라는 점을 고려하면 통계상으로 보면 두 후보 사람의 지지율은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 클린턴은 여성 지지율 면에서 트럼프에 8%포인트 앞섰는데 격차는 9월 말 조사 때(19%포인트)보다 오히려 줄었다.



마이크 펜스 미 공화당 부통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 (사진=AP)


트럼프 후보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등 핵심 측근들도 언론 비난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펜스는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은 언론의 명백한 편향 보도에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사람들이 '조작된 선거'라고 느끼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며 언론을 비판했다.

펜스는 "언론들이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에 관한 명백한 증거에는 초점을 맞추지 않고 트럼프를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공격하는 데만 힘을 쏟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불만스러워하는 것"이라고 덧붙이면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르윈스키 추문'을 언급하기도 했다. 깅리치 전 하원 의장도 "미디어의 일방적 공격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지금쯤 트럼프가 클린턴을 15%포인트는 앞서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후보에 유세에 참석한 힌두교도가 손팻말을 들고 있다(사진=AP)


트럼프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극단적인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15일 미 일간 보스턴 글로브는 트럼프의 열성 지지자의 한 사람이 최근 오하이오 주 공개 유세장에서 "만약 클린턴이 대통령에 취임하면 우리가 쿠데타를 일으킬 수 있길 희망한다"면서 "그녀는 감옥에 가거나 총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 지지자는 또 "필요하다면 우리는 혁명을 일으켜 그들을 쫓아낼 것"이라면서 "엄청난 유혈 사태가 있겠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다. 나는 이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어떤 일이든 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트럼프 후보 지지자들의 감정이 격해지고 있다고 보스턴 글로브는 덧붙였다.

오는 19일 마지막 TV 토론

'미국 대선 역사상 가장 추잡한 토론'이었다는 평가를 받은 2차 TV 토론 이후 클린턴 후보와 트럼프 후보 양 진영의 분위기가 더욱 격앙되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 TV 3차 토론이 오는 19일에 열린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후보가 3차 토론에서 클린턴 후보의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건강 문제와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이메일 내용 등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총공세를 펼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3차 토론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지, 클린턴 후보가 승세를 굳힐지 미 대선의 결승점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김의철기자 ( kime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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