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노벨문학상에 '포크 록 대부' 밥 딜런

정환보 기자 2016. 10. 1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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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국 음악의 타이탄이 올해의 노벨 문학상을 거머쥐었다.”

뜻밖의 발표였다. 올해 노벨 문학상은 미국 가수 밥 딜런(75)에게 돌아가게 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13일(현지시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딜런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사무총장은 스톡홀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딜런은 위대한 미국의 가요의 전통 속에 새로운 시적인 표현들을 창조해냈다”고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대중 가수가 노벨 문학상을 받게 되는 것은 1901년 이 상이 생긴 이후 115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 언론들은 1993년 토니 모리스 이후 23년만에 문학상 수상자가 나왔다며 환호했다.

역대 109번째 문학상의 주인공이 된 딜런은 ‘대중음악을 예술로 승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포크 록의 대부’다. ‘노킹 온 헤븐스 도어’, ‘블로잉 인 더 윈드’, ‘라이크 어 롤링 스톤’ 같은 곡들로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는 딜런은 20세기 대중가요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본명이 로버트 앨런 지머맨인 그는 1941년 미네소타주 덜루스의 러시아계 유대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1959년 미네소타대학에 입학했지만 1961년 중퇴하고 뉴욕으로 이주해 본격적인 음악 인생을 시작했다. 어릴 적 우상이었던 포크 가수 우디 거스리를 만나기 위해 뉴욕으로 간 그는 그리니치빌리지 주변 클럽과 카페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1963년 첫 앨범 ‘프리 휠링 밥 딜런’이 진솔하면서도 시적인 가사로 인기를 모으며 단번에 성공을 거뒀다. 베트남전 반전 운동이 활발했던 1960년대 후반 시대 분위기 속에 저항적이고 철학적인 가사, 포크 음악을 록에 접목시킨 실험적인 시도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대중음악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딜런은 최근까지 스튜디오 앨범 34장, 라이브 앨범 13장, 싱글 58장을 발매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했다. 그는 대중음악인으로서뿐만 아니라 ‘저항정신의 상징’으로 전 세계 젊은이들을 사로잡으면서 명성을 쌓았다. 음악 전문지 ‘롤링스톤’이 선정한 ‘가장 위대한 아티스트’, 시사 주간 타임이 선정한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에 선정된 그는 4년여 전부터 노벨 문학상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다.

1982년에는 미 작곡가 명예의 전당에, 1988년에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2000년에는 영화 <원더 보이스>의 주제곡 <싱스 해브 체인지드>로 아카데미상 음악상을, 2008년에는 “팝 음악과 미국 문화에 깊은 영향을 준 공로”로 퓰리처상 표창을 받았다. 미국 연방법원이 그의 가사를 인용해 작성한 판결문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3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 화학상, 평화상, 경제학상이에 이어 이날 딜런이 문학상 수상자에 선정되면서 올해 노벨상 수상자는 모두 발표됐다. 노벨상 상금은 800만 크로네(약 10억2600만원)이며, 시상식은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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