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헤지펀드'..28년 전통 페리캐피탈 문닫는다

박영환 2016. 9. 2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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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미국 헤지펀드의 전설 리처드 페리가 자신이 운영해온 페리캐피탈의 문을 닫는다. 투자 성공의 적기를 고르기가 힘겹다는 게 이 투자 고수가 남긴 폐업의 변이다.

27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헤지펀드 업계에서 가장 지명도가 높은 인물의 하나인 리처드 페리가 펀드 투자자들을 상대로 보낸 편지에서 이같은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우리의 투자, 투자 절차, (운용) 팀의 가치를 여전히 신뢰한다”면서도 “이(헤지펀드) 산업과 시장에 부는 역풍이 매우 거세고, 성공의 타이밍 또한 종잡을 수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페리캐피탈은 지난 1988년 설립 이후 투자자들에게 평균 10.68%에 달하는 운용 수익을 되돌려줬다. 운용자산 규모는 2015년까지 100억 달러(약 11조520억원)에 달했으나, 변동성이 높아지는 시장에 백기를 들었다. 공동 창업자인 폴 레프가 2014년 회사를 떠났고, 최고투자책임자인 데이비드 루스코프가 지난해 사직했다.

이 투자전문가가 헤지펀드의 문을 닫기로 한 것은 실망한 고객들의 환매 행렬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이 회사의 운용 자산은 155억 달러(약 17조1300억원)에 달했으나, 올해 40억 달러(약 4조4208원)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헤지펀드는 변동성이 높아진 세계 경제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투자자들은 올 들어 500억 달러(약 55조2600억원)를 빼갔다. 수수료 2%와 투자 수익의 20%를 가져가지만 성적표는 형편없는 헤지펀드에 실망한데 따른 것이다. FT는 헤지 펀드들의 수익률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평균 0.5%에 그친 것으로 분석했다.

페리캐피털에서 1996년부터 2003년까지 리처드 페리와 함께 근무한 크리스 혼은 “이 헤지펀드에서 가장 이윤이 많이 남으면서도 짜릿한 투자를 할 수 있었다”면서 “그는 내게는 위대한 스승이자 뛰어난 투자자였다”고 평가했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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