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청년들, 소파에 앉아 무위도식자 되지 말라"
[경향신문] ㆍ폴란드 ‘가톨릭 청년축제’서 강조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의 청년들에게 “소파에 앉아 무위도식하는 사람이 되지 말라”고 고언을 던졌다.
지난 27일부터 폴란드를 방문 중인 교황은 30일(현지시간) 크라쿠프 남동쪽 블로니아 공원 ‘캄푸스 미저리코르디아(자비의 들판)’에서 열린 가톨릭 청년의 축제 세계청년대회 철야미사에서 “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es·소파에 앉아 감자칩을 먹으며 TV만 보는 사람)가 되지 말라”며 “미래를 다른 사람들이 결정하게 하지 말고 역사에 흔적을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청년들에게 “마비는 행복과 소파를 혼동하는 데서 온다”며 “쉽고 편안한 길만 택한다면 우리는 자유를 잃어버리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소파 대신 워킹화를 택해 새롭고 미지의 길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가져라”고 촉구했다. 교황은 삶을 축구경기에 비유해 “삶은 맨 앞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것이지 벤치만 지키는 사람에게는 자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날 세계 5개 대륙에서 온 청년 대표들과 손을 잡고 5개 국어로 “예수님, 당신을 믿습니다”라고 쓰인 ‘자비의 문’을 함께 걸어 들어갔다. 행사장을 이동할 때 쓰는 차인 ‘포프 모빌’에 청년들을 함께 태우고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시리아 반군에 점령된 후 폐허가 된 알레포에서 온 시리아 여성 랜드 미트리(26)가 연단에 올라 “우리는 잊혀진 도시가 됐다”며 죽음의 공포와 절망을 증언했다. 교황은 “시리아인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미사에서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그를 암살하려 했던 터키 청년 메흐메트 알리 아자의 일화를 재연해 용서를 역설하는 퍼포먼스도 이뤄졌다. 아자의 총에 맞아 목숨을 잃을 뻔했던 바오로 2세는 2년 뒤 아자가 수감된 로마 레비비아 교도소를 찾아가 함께 얘기를 나누고 “그를 용서했다”며 사면을 요청했다.
<이인숙 기자 sook9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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