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언론, 트럼프 칭찬일색..클린턴엔 비판적

차미례 2016. 7. 28. 06: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크랜튼=AP/뉴시스】27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튼의 한 대학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후보의 연설을 듣고 있는 지지자들. 최근 러시아 언론들은 트럼프를 "한줄기 신선한 바람"으로 치켜 세운 반면,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서는 중상모략이나 중립적 사실만을 보도하고 있다. 2016.07.28

【모스크바=AP/뉴시스】차의영 기자 = 러시아 언론이 대부분 도날드 트럼프를 '반체제 도전자'로 치켜세우고 있는 반면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논평에 인색하거나 중립적으로 사실관계만을 보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편견이나 경향은 보는 이의 관점에 달렸기 때문에 최근 버락 오바마대통령이 "러시아 언론은 트럼프편으로 편향되어 있다"고 한 말은 간단히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러시아 주요 언론에 대한 비공식 통계조사 결과 트럼프는 후한 점수를 얻고 있지만 클린턴에 대한 호의적인 보도는 비교적 드문 것으로 드러났다.

신랄하고 도발적인 언사로 러시아 TV의 스타 논평가가 된 드미트리 키셀료프는 트럼프에 대해서 한 때 반어법적인 칭찬을 에둘러 구사, " 트럼프는 위험한 인물, 반체제 인물, 공화당이란 새 둥지 속에서는 뻐꾸기들의 둥지속의 닭 한미리와 같은 인물"이라고 현란한 묘사를 했다.

그러나 그는 6월부터는 트럼프가 클린턴에 맞서 상당한 경쟁자의 입지를 굳힌 것을 보고 "클린턴은 트럼프를 무능하고 정신이상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구 소련의 감옥에서 누구든 체제에 반대하는 사람은 정신이상이라며 감방에 집어넣었던 경험과 비슷한 것이다"라며 노골적으로 클린턴을 비난했다.

키셀료프는 국영언론그룹인 러시아 세고드냐그룹이 소유한 해외에서 가장 유명한 언론사인 RT위성TV채널과 다국어 뉴스웹사이트인 스푸트니크의 대표이기도 하다.

이런 해외시청자를 향한 뉴스배급사들은 러시아정부의 견해를 외국에 선전하거나 서방 언론이 러시아에 불리한 보도를 할 때 이에 맞서는 수단으로서 러시아내에서 막강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 이들의 보도나 평론에 러시아 최고 공직자들의 입김이 얼마나 작용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일반적으로 그 논조는 최고 통치자의 생각을 반영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지난 한 달간 스푸트니크의 뉴스 헤드라인중 클린턴에게 우호적인 것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고 기껏해야 중립적이거나 사실만 보도한 것이 가장 나은 정도였다. 하지만 비방과 중상 기사는 많아서 뚜렷한 편파성을 내보였다.

"힐러리 클린턴 선거본부는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후원으로 튀어나왔다는 말도 안되는 웃기는 얘기를 계속 흘리고있다"는 기사는 대표적인 경우이다. 또 다른 기사에서는" 클린턴을 당선시키려는 민주당전국위원회의 이메일 해킹내용은 러시아가 배후조종한 폭로"라고 몰고가려는 게 클린턴 선거본부의 주장이라면서, 미국 언론들이 모두 클린턴을 당선 시키려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스푸트니크는 특히 기사의 내용보다는 제목으로 간접 공격에 나서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트럼프의 당선가능 확률이 클린턴과 박빙을 이루고 있거나 능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즐겨 메뉴로 올린다.

그러나 이런 보도들이 모두 트럼프에게 유리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트럼프가 대선후보로 지명된 직후 스푸트니크는 트럼프의 수락연설이 어둡고 부정직하다는 미국 언론의 논평에 대해 "클리블랜드의 공포와 혐오"라는 제목의 팟캐스트를 방송했다.

러시아 최대부수를 자랑하는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 신문은 27일(현지시간) 클린턴을 "악의 현신"으로 규정하고 트럼프에 대해서는 "수십년간 환기를 시킨 적이 없는 방안에 갑자기 열린 창문으로 들어온 신선한 공기와 같은 존재"라고 찬양했다.

이보다 신중한 국영신문 로시스카야 가제타도 미국의 대선 열기에 대해 '씨앗을 심은대로 거두는' 행사라고 평하면서 "도날드 트럼프는 오랜 세월 미국이 전세계의 지도자인 것으로 착각해왔던 자기도취의 시대를 끝내고 나타난 후유증을 가장 강력히 대변하는 상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정부는 한때 자기들이 그린 밑그림대로 세계의 모형을 만들어가려고 몹씨 노력했지만 그 후의 결과는 여러분이 아는 바와 같다"고 썼다.

cmr@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