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터키 집권당 메일 내역 30만 여건 공개..예견된 美·터키 갈등

2016. 7. 2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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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위키리스크가 20일 공개한 터키 집권 개발정의당(AKP)의 메일 내용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권이 미국이 아닌 러시아와 시리아에 협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메일에는 현재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된 펫훌라흐 귈렌을 놓고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완화하고 ‘친(親)러시아’ 관계를 구축하려는 AKP의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헤럴드경제가 20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터키 집권 정의개발당(AKP) 메일내역 29만 4549건 중 가장 최신 메일들을 확인해본 결과, AKP당은 대(對)테러 정책의 일환으로 미국이 아닌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와 협력할 의사를 내비치고 있었다.

에르도안 정권이 터키 군부가 일으킨 쿠데타를 진압하기 2주 전인 지난 1일, AKP에 전달된 단체메일에는 “러시아 소식통에 따르면 귈렌은 여전히 위험인물이다”라며 “귈렌은 미국의 정보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다”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후 지난 2일 비공개로 설정된 수신자(undiscolsed-recipient)에게 보내진 메일에는 “테러 대응을 위해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와 손을 잡아야 한다”라는 내용이 있었다. 에르도안 정권은 지난 11일 바샤르 알 사이드 시리아 정권과 협력해 테러 대응에 나설 것을 밝힌 바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 측에 서한을 보내고 관계회복에 합의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내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본격적인 관계복원에 착수할 전망이다.

AKP가 구성원으로 있는 한 그룹메일에는 “지난 2013년 에르도안 지도자가 워싱턴 DC를 찾았을 때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직접 나와 환영했다”면서 “하지만 2016년 에르도안이 방미했을 때 반겨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글도 있었다. 미 당국이 에르도안의 측근이자 경제인 리자 샤라프(Riza Sarraf)를 횡령 및 부패 혐의로 체포한 것을 비난하는 내용도 있었다.

미 기술전문매체 ‘와이어드’(Wired)는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메일 내용은 에르도안 정부가 쿠데타 조짐을 알고 이를 오히려 역이용했다는 ‘음모론’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위키리크스는 이날 공개된 메일은 이달 6일까지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쿠데타와 관련이 없는 인물로부터 얻은 자료라고 밝혔다.

위키리스크 AKP 메일 검색 사이트는 일시적으로 다운됐다가 현재 복원된 상태다. 위키리크스는 “에르도안 정권이 홈페이지 차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라며 “현재 터키에서는 해당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터키의 술레이만 소일루 노동부장관은 지난 17일 터키 매체인 ‘휴레이트 데일리 뉴스’를 통해 “미국이 배후에 있다”며 “쿠데타를 지지한 미국의 움직임은 한 영문잡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어떤 잡지를 근거로 미국이 쿠데타에 연루됐는지 밝히지는 않았다. 이어 에르도안 정부를 적극 지지하는 현지 일간지 ‘예니 샤파크’에 집권 정의개발당(AKP) 소속 에이딘 우날 의원은 “터키 주재 미군들이 쿠데타에 가담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존 배스 터키 앙카라 주재 미국대사는 즉각 성명을 통해 “미국이 터키 쿠데타를 지지했다는 의혹은 결단코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첫째 성명에서 선거로 뽑힌 정부를 지지할 것을 촉구했고, 존 케리 국무장관도 새벽 2시가 조금 지난 무렵에 미국이 터키의 선출된 문민정부와 민주 기관을 지지한다고 성명을 냈다”고 강조했다. 존 케리 장관도 미 CNN방송에 출연해 “미국이 쿠데타에 개입됐다는 주장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터키에 대한 공세로 관계가 완전히 틀어질 경우 시리아 난민 및 IS 격퇴 문제 등을 놓고 진행돼 왔던 공조관계가 깨질 수도 있어, 서방 국가들은 모종의 강경 노선과 온건 노선 사이의 균형점을 찾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터키는 이번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송환을 놓고서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이 그런 테러리스트를 데리고 있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은 그 인물을 터키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재차 귈렌의 송환을 요청했다. 그러나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아직 정식 인도 요청을 받지 않았다”며 “정식 인도 요청을 위해서는 (귈렌이 쿠데타에 연루됐다는) 진실된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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