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공포 ①]브렉시트, 본질은 '이민'이냐 '영국 경제절벽'이냐의 싸움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이번 투표가 이민에 관련된 것이라면 떠나자는 측이 이길 것이고, 경제적 위험에 관한 것이라면 남자는 쪽이 이길 것이다.” 마크 레너드 유럽외교관계협의회 집행이사의 말이다. 오는 23일(현지시간)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이민이냐 경제냐의 선택지라는 얘기다.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은 이민자 문제를 단순히 일자리를 뺏기냐의 경제적 문제에서 한 발 더 나가 영국인의 ‘정체성’의 문제로 확대하며 세를 불리고 있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영국 경제 절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투표일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브렉시트로 기우는 여론이 우세하고 있지만, 여전히 5~10%에 달하는 부동층이 ‘이민’이냐 ‘경제’냐를 놓고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영국인이 이민자에 도끼눈을 뜨는 이유는?=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외신 등에 따르면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이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이민자 수용’으로 모아진다. EU 내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는 인구가 급격히 영국으로 몰려 들면서 영국인들은 고심하고 있다.
브렉시트로 기울고 있는 중ㆍ장년층 영국인들이 이민자 문제에 민감한 이유는 경제 문제 뿐 아니라 영국의 정체성 문제와도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분석이다.
심화되는 일자리 경쟁, 제자리 걸음인 실질 임금, 높아져만 가는 집값만이 이민자 유입에 도끼눈을 뜨는 이유가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이웃이 되면서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 색깔을 잃어가는 국가 정체성에 대한 두려움이 더 근본적 이유일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이 유입된 이민자의 수가 문제다. 지난 2014년 4월~2015년 3월 영국 내 순 유입 이민자의 수는 33만명을 기록했다. 영국 정부의 당초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숫자다. 영국 정부는 2004년 10개국이 추가로 EU에 회원국으로 들어올 당시 한 해 평균 1만3000명의 이민자가 유입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영국 정부의 신뢰성과 상황 대처 능력도 도마에 올려 놓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의 경제 전망에 입각해 경제 문제를 내세우는 EU 탈퇴 반대론자들의 의견에도 냉소적 태도를 보이게 됐다고 한다. 앞선 예측도 틀렸는데 경제 추락 전망 또한 빗나가지 않겠냐는 것이다.
EU 안에 남은 상태에서 협상을 통해 이민자 유입을 제한해 보려던 정부의 모습은 ‘떠나자’ 측의 결심을 더욱 확고히 굳히게 했다. 진전이 없자 EU에 남아서 해결되는 것은 없으며 EU 스스로 개선에 나설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인상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반대론자의 핵심은 ‘영국 경제절벽’=반면, 반대론자들은 ‘영국 경제 절벽’에 대한 우려를 설파하며 잔류를 주장한다. 곳곳에서 브렉시트 이후 경제성장률 하락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금융이 발달한 런던의 경우 ‘유럽으로 통하는 문’이라는 장점을 잃게 되면 경제 순환 동력을 상실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좋을 것’이라는 전망보다는 ‘좋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한 만큼 경제에 초점을 두는 축이라면 잔류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를 필두로 브렉시트 막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집권 보수당이 가만히 있을리 없다. 영국 재무부는 지난 달 브렉시트 직후 2년간 영국 경제가 0.6% 성장하는 데 그치면서 사실상 성장을 멈추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최근 캐머런 총리는 텔레그래프 기고에서 공적 연금과 국민건강서비스(NHS) 문제 등을 들며 브렉시트가 정부 재정에 200억(약 33조6000억원)~400억파운드(약 67조2000억원)의 블랙홀을 만들 것이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잔류파의 주장을 뒷받침할 외부 분석 결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제컨설팅업체인 PwC도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2020년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EU에 잔류하는 경우와 비교해 최고 1000억 파운드(약 170조원)까지 차이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이 EU와 상품분야 자유무역협정(FTA)을 신속히 체결하는 경우에는 타격이 비교적 적지만, FTA 협상이 지지부진 하면서 세계무역기구(WTO)의 최혜국대우(MFN)에 기반한 무역거래를 하는 시나리오에서는 이같이 손실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실업 문제도 심각해진다는 전망을 내놨다. 실업률이 EU에 남을 때와 비교해 2~3% 높아질 수 있다며 2020년까지 일자리가 최대 95만 개가 사라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영국의 탈퇴를 바라지 않는 타국의 훈수도 ‘남자’를 주장하는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영국과 교역 규모가 큰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영국은 EU 안에서 최고의 상태에 있을 수 있다며 브렉시트 시 미국의 협상 상대로 영국은 EU보다 뒷전이 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U 또한 다른 나라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영국 경제가 순탄히 흘러가도록 맞장구 쳐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 중심지’로서 런던이 지니는 지위를 일순간에 잃을 것이라는 두려움 또한 잔류가 탄력을 받는 이유다. 금융 인프라뿐만 아니라 EU와의 거래가 용이하다는 이점이 중요하게 작용해 온 만큼 금융 인력과 투자자, 거래 관계자 엑소더스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게 일고 있다. FT는 최근 프랑스 파리와 프랑크푸르트 등 다른 유럽 도시들이 브렉시트 시 빠져 나오는 금융 인력을 흡수해 새로운 금융 허브로 도약하려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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