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정부서 '친기업 노동법' 주도하는 38세 佛경제장관

2016. 6. 1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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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 출신에 대통령 웃도는 인기로 툭하면 표지모델 좌파진영 "자본의 침입자"..지지세력에 고무돼 자칭 '잔다르크'
시위대에 몰린 에마뉘엘 마크롱 경제장관 [AF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경제장관 [AFP=연합뉴스]

투자은행 출신에 대통령 웃도는 인기로 툭하면 표지모델

좌파진영 "자본의 침입자"…지지세력에 고무돼 자칭 '잔다르크'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친기업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프랑스의 개정 노동법을 추진하는 젊은 장관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 영국 마거릿 대처 정권과 석탄노조의 건곤일척에 비유되기도 하는 노동계와의 치킨게임에서 이겨 프랑스 대권까지 넘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투자은행 로스차일드에 근무한 은행가 출신의 에마뉘엘 마크롱 경제부 장관이 혼란 속에서 '더 큰 무대'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최근 마크롱 장관의 행보는 말 그대로 좌충우돌이었다.

그는 공개 행사장에 나갔다가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노조원들이 던진 달걀에 머리를 맞고 '꺼져'라는 야유까지 들었다.

하지만 마크롱 장관은 "이런 일이 있었다고 내 결심이 약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4년 36살에 경제장관에 임명된 그는 사업장과 노동조합의 단체협약을 약화하고 해고 조건을 완화해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는 정책을 추구해왔다.

기업들이 강성노조와 노동관련 법규를 급변하는 세계화 시대에 경영을 저해하는 규제로 비판해온 만큼 이 같은 정책에는 친기업적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마크롱 장관은 작년 말 경제활성화 대책으로 파리 샹젤리제 같은 관광지구에 있는 상점의 일요일·심야 영업 제한을 완화했다.

노동계에서는 노동자의 휴식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는 집권 사회당이 도입한 주 35시간 근무제도에 대해서도 35시간을 넘으면 평균 시간당 급여서 최소 10% 이상의 추가 수당을 주도록 한 제도를 없애자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집권 사회당 내부에서도 반발에 부닥쳤다.

마크롱 장관은 최근에는 티셔츠를 입고 시위하는 노동자들에게 "정장을 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하는 것"이라고 말해 분노를 샀다.

그는 그 자리에서 한 노동자는 "난 16살 때부터 일해 왔다"고 엘리트 출신의 젊은 장관에게 응수하기도 했다.

집권 사회당을 지지하는 좌파 진영에서 마크롱 장관의 이 같은 행보는 반역적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NYT는 프랑스 좌파진영이 마크롱 장관을 노동자를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인 지지 기반을 위협하는 '자본주의적 침입자'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발과 논란의 중심에 서 있지만 그는 든든한 우군을 거느리고 있다.

기업가들과 친자본주의적인 우파 매체로부터 특별한 사랑을 받아 지지율이 올랑드 대통령보다 높을 정도다.

"백만장자가 되려는 젊은이들이 더 있어야 한다."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마크롱 장관의 이런 발언에도 반대하는 사람만큼 환호하는 사람도 많다.

이 같은 분위기에 도취한 듯 마크롱 장관은 프랑스의 국민적 영웅인 잔다르크를 칭송하며 자신을 은근슬쩍 잔다르크에 비교하기도 했다.

제도권에 오른 것을 직감한 마크롱 장관은 이미 세몰이에도 나섰다.

마크롱 장관은 지난 4월 독자적인 정치운동 '앙 마르슈'(en marche·움직이는)를 시작했다.

그는 '앙 마르슈'는 정당이 아니고 마크롱 장관도 내년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이 우선 사항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같은 달 지지율이 바닥을 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을 지지하려고 내각 장관들이 모인 행사가 열렸지만 대선후보로 부상하는 분위기를 의식한 듯 마크롱 장관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마크롱 장관은 올랑드 대통령으로부터 발탁된 뒤 지난 2월 개각 때도 유임됐다.

그러나 그는 대통령이 속한 사회당 당원이 아니기 때문에 내년 대선에서 우파 후보와 짝을 이뤄 총리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북부 산업도시를 방문한 마크롱 후보는 사진을 찍으려고 모여든 사람들에게 희망과 포부를 묻는 등 선거운동에 나선 후보 같은 모습을 보였다.

프랑스 매체들은 지금까지 별다른 성과가 없는 그를 여느 정치인보다 자주 표지 인물로 다루고 있다.

한 매체는 그를 '다이너마이터'라고 불렀고, 그가 20세기 프랑스의 선구적 철학자였던 폴 리쾨르의 조교였다거나 20살 연상의 고등학교 시절 교사와 결혼한 사실, 이단설 등 흥밋거리 위주로 다뤄졌다.

마크롱 장관과 개혁위원회에서 함께 일했던 하버드대 경제학자 필리프 아기옹은 "그는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자유로운 원자"라며 "문제는 그가 정말로 동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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