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8년전 '정적' 힐러리 '킹 메이커' 선봉에 선다

2016. 6. 10.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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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경선앙금 털고 국무장관 기용 이어 '힐러리 대통령 만들기' 앞장

2008년 경선앙금 털고 국무장관 기용 이어 '힐러리 대통령 만들기' 앞장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킹 메이커'로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틀 전 사실상의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하고 오는 15일 대표적 경합지인 중부 위스콘신 주 지원유세를 필두로 선거캠페인에 동참하기로 했다.

공식 지지 선언에 앞서서는 클린턴 전 장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을 백악관으로 불러 격려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를 무찌르기 위해 클린턴 전 장관에게 협력해줄 것을 간곡히 설득해 사실상 샌더스 의원의 '아름다운 퇴장'을 약속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샌더스 의원은 경선 레이스의 마지막 무대인 오는 14일 워싱턴DC 프라이머리를 끝으로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지지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오바마 대통령이 '힐러리 대통령 만들기'의 선봉에 서는 것은 일찌감치 예상된 수순이었다.

민주당 정권 연장을 위한 '외길'로서 오바마-힐러리의 상생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이란 핵합의와 쿠바와의 국교정상화, 파리 기후협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등 자신의 국내외 업적, 즉 '오바마 레거시'(Obama legacy)를 유지하려면 클린턴 전 장관의 승리를 도와 민주당 정권을 연장해야 하는 절박한 처지였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정치인생의 대부분을 무소속으로 지낸 '아웃사이더'인 샌더스 의원에게 정권의 바통을 넘겨줄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다.

클린턴 전 장관으로서도 샌더스 의원의 버티기와 공화당 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네거티브 공세 등 협공을 막아내기 위해 '오바마 핵우산'이 절실했다.

하지만 8년 전 두 사람의 관계를 떠올리면 오바마 대통령의 '킹 메이커' 자처는 격세지감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6개월여의 경선 기간 극렬한 야유와 비난전 끝에 두 사람의 관계는 틀어질 대로 틀어졌다.

당시 경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2월 중순께 역전을 이뤄냈지만, 클린턴 전 장관의 추격의 기세도 막판까지 무서웠다.

클린턴 전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선언 나흘 뒤인 2008년 6월7일 유명한 '유리 천장' 연설로 패배를 인정하고 협력을 약속했지만, 8월말 전당대회까지도 양측의 적대감은 가실 줄 몰랐다.

하지만 이러한 적대관계가 깨진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새 내각의 수석장관인 국무장관에 힐러리를 파격적으로 기용하면서다.

퍼스트레이디와 상원의원 등을 거친 그녀의 국정경험과 역량을 인정하고 '적과의 동거'라는 통합과 화합의 메시지를 던지면서 물과 기름 같았던 두 사람은 한배를 타게 됐다.

클린턴 전 장관이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 선언을 전해듣고 "오바마 대통령과 내가, 여러 해에 걸쳐, 격렬한 경쟁자에서 진정한 친구가 된 것이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말한 것은 이러한 관계 변화를 웅변한다.

클린턴 전 장관이 지난해 4월 대선출마를 선언한 이래 오바마 대통령은 외견상 중립적 입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클린턴 전 장관의 최대 '아킬레스 건'인 '이메일 스캔들'이 더욱 악화되지 않도록 방화벽을 쳐준 이는 다름 아닌 오바마 대통령이라는 게 대체적 평가다.

지난 4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이메일 관리상의 부주의를 인정했지만,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리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는 그녀가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았다고 계속 믿고 있다"고 한 말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은 연방수사국(FBI)에 대한 일종의 수사 가이드라인으로 여겨졌다.

미 언론이 결국 클린턴 전 장관이 '이메일 스캔들' 건으로 기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앞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말에도 50%를 웃도는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트럼프 공격의 선봉에 설 전망이다.

특히 위스콘신을 비롯해 클리블랜드와 마이애미, 덴버 등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와 '러스트 벨트'의 주요 도시를 돌며 부인 미셸 여사와 함께 힐러리 지지유세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자신이 연임하는데 절대적 지지기반이었던 젊은층과 히스패닉, 흑인 등의 지지를 유도하는데 전력을 쏟을 전망이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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