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지원 베트남大 이사장에 민간인학살책임 前상원의원 선임 논란

2016. 6. 3.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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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인들 "용서하고 속죄토록 하자"vs "교육기관 수장으론 부적격" 봅 커리 전 의원, 네이비실 분대장으로 민간인 20명 학살 책임 30년 만에 인정
봅 커리 전 미 상원의원. 2013.7.11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베트남인들 "용서하고 속죄토록 하자"vs "교육기관 수장으론 부적격"

봅 커리 전 의원, 네이비실 분대장으로 민간인 20명 학살 책임 30년 만에 인정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미국의 자금으로 베트남 호찌민에 설립되는 '베트남 풀브라이트 대학'의 이사장으로 베트남전 때 민간인학살 책임이 있는 봅 커리 전 미국 상원의원이 선임된 것을 두고 베트남 내에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3일 전했다.

베트남전 때 해군 중위로 해군 특수부대 실(SEAL) 분대장이었던 커리 전 의원은 어린이 13명과 임신부 1명을 포함해 민간인 20명을 살해하고도 베트콩 21명을 사살했다고 허위보고해 동성무공훈장을 받았다.

그러나 30여 년 뒤인 2001년 뉴욕 타임스와 CBS 방송이 공동으로 탐사취재를 통해 밝혀낸 진실을 보도하려 하자 커리 전 의원은 "그것은 군사적 승리가 아니라 비극이었다. 내가 명령했었다"며 "32년간 그 일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뉴욕 타임스는 베트남 정부와 국민은 1975년 베트남전이 끝난 후 과거사는 과거로 돌리고 '용서'하자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커리 전 의원 문제로 완전히 아물지 않은 옛 상처가 덧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이나 온라인 매체들에는 그래도 용서하자는 의견과 용서와 망각은 다르다며 아무리 그래도 교육기관의 수장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들이 오르고 있다.

한 용서론자는 "봅 커리를 증오하고 이사장에서 사퇴토록 요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한나절 생각 끝에 나는 더 어려운 것을 선택하기로 했다. 나는 커리를 용서한다. 다른 사람들도 그를 용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람도 "커리가 이 대학 이사장으로서 베트남 국민에 유용한 일을 하도록 함으로써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를 주자"는 속죄론을 폈다.

그러나 한 반대론자는 "세계 어느 대학에 여자와 어린이를 죽인 냉혈의 살인자가 수장인 곳이 있느냐"며 "이는 베트남전쟁이나 베트남과 미국 간 화해 등의 문제가 아니다. 교육의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거짓말쟁이

"그는 살인자, 거짓말쟁이이므로 지식의 대표자로서 베트남에 미국의 가치를 전파할 자격이 없다. 풀브라이트 대학은 환영하지만, 미국에 커리 말고도 베트남에서 미국을 대표할 사람은 많지 않으냐"는 반론도 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한 작가는 "내가 커리를 만나게 되면 환영할 것이다. 그 모든 전쟁의 고통을 용서하고 잊고 싶다. 사람들은 군인 본 커리를 용서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모든 무고한 민간인 살해를 잊을 수는 없다. 세상이 영원히 규탄해야 할 범죄인 것이다"고 말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커리 전 의원은 자신이 미국과 베트남 합작의 이 대학을 위태롭게 한다면 물러날 것이라며 "나는 베트남인들을 존경하게 됐다. 이들을 도룰 수 있는 모든 일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에 이메일로 답변했다.

커리 전 의원은 지난 1991년부터 이 대학 설립에 관여하면서 현직 상원의원으로서 의회의 예산 배정을 이끌었다면서 이사장으로서 자신이 하려 했던 것은 대학 기금 모금이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베트남 방문 중 양국관계의 완전한 정상화의 한 상징으로 개교 사실을 발표한 이 대학은 2017년 가을 학기부터 신입생을 받기 시작한다.

커리 전 의원의 네이비 실 분대는 1969년 2월 한 베트남 마을에 침투하던 중 맞닥뜨린 노부부와 그들의 손주를 칼로 살해했다.

커리 전 의원은 자신이 살해를 명령하긴 했지만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다고 말했으나 부대원 2명은 커리 전 의원이 할아버지 살해를 도왔다고 증언했다.

또 부대가 마을 중심에 진입했을 때 여성들과 어린이들을 마주치는 순간 누군가가 부대를 향해 총격을 가하는 바람에 부대가 응사해 어둠과 혼란 속에 민간인들이 죽었다고 커리 전 의원은 설명했다.

그러나 한 부대원은 뉴욕 타임스에 여성들과 어린이들을 붙잡아 놓고 어떻게 처리를 할까 논의한 끝에 마을로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모두 사살했다고 다른 설명을 했고, 당시 베트남인 생존자도 일치하는 설명을 했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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