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5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1분기 GDP 5.4%↓

박상주 2016. 6. 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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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AP/뉴시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복귀를 주장하며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권한대행의 퇴진을 요구하는 팻말을 든 시위대가 22일(현지시간) 상파울루시내에서 행진을 하고 있다. 2016.05.23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브라질 경제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브라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4%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경제 침체로 인한 원자재 가격 폭락과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심판으로 인한 직무정지 등 정정혼란까지 겹치면서 지난 100년 사이 최악의 경제 상황을 맞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한때 신흥시장의 고도성장을 주도하던 브라질이 이제 경기부진을 넘어 경제불황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GDP는 지난 해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다섯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2013년 4분기 이후 올 1분기까지 열 번의 분기 중 여덟 번 이상은 마이너스 성장 혹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 브라질 1인당 GDP, 2010년 수준으로 후퇴

골드만삭스의 경제학자인 알베르토 라모스는 한 나라의 경제가 여덟 분기 이상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 혹은 제자리걸음을 함으로써 실질 GDP가 10% 이상 하락할 경우 이를 불황으로 정의한다고 말했다.

브라질의 경기는 지난 2년 여 동안 침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1인당 GDP는 9% 이상 줄어들면서 2010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라모스는 “브라질 경기 침체의 깊이나 폭, 기간 등을 두루 살펴 볼 때 브라질 경제는 경제 불황의 성격을 띠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올 1분기 브라질 경제성장률은 로이터통신 전망치인 -6% 보다는 나은 성적이다. 이처럼 시장 전망치보다 다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브라질 통화인 헤알의 달러 대비 가치가 떨어지면서 수출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심판으로 인한 직무정지로 물러나기 전에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투자를 벌였던 점도 마이너스 성장의 폭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탄핵 국면을 맞은 호세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대중들의 지지가 절실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올 1분기 재정투자를 전 분기 대비 1.1% 늘렸다.

그러나 호세프 대통령의 후임으로 들어선 미셰우 테메르 직무대행은 호세프 대통령과는 정반대인 긴축 정책으로 돌아섰다. 테메르는 큰 폭의 재정지출 삭감과 대대적인 경제 개혁을 선언했다. 일부 공공서비스의 사유화도 시사했다. 바닥난 정부의 금고를 채우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조처들을 취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엔히키 메이렐리스 브라질 신임 재무장관은 지난 5월 18일 올해 기초재정수지(재정에서 국채에 대한 이자지급 제외) 적자가 1500억 헤알(약 50조9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브라질의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은 67% 수준이다. 메이렐리스 장관은 증세와 정부지출 삭감, 연금 개혁 등을 통해 재정 적자 폭을 대폭 줄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 새로운 경제정책 첫 발도 떼기 전 테메르 정권 “흔들”

영국 옥스포드대학 산하 연구기관인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마르코스 카사린은 브라질이 2013년 수준의 1인당 국민소득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10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전제는 방만했던 재정운영을 정비하는 긴축정책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경제도 호전돼야 하고, 의회와의 협조도 원만해야 한다. 연금 등 복지 혜택 축소에 반대하는 노동계의 반발도 넘어야 할 큰 산이다.

그러나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는 테메르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 부족이다. 지난 5월 12일 테메르 대행의 취임 이후 불과 3주 만에 핵심 장관 2명이 부패 연루 의혹으로 낙마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새로운 경제정책의 첫발 도 떼기 전에 정권 자체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5월 23일 테메르 대행의 오른팔 격인 주카 기획장관이 먼저 물러났다. 주카 장관이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을 사전 모의하는 전화통화 내용이 폭로됐기 때문이다. 제1당인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인 주카 장관은 지난 3월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의 물류 부문 자회사인 트란스페트로의 전 대표 세르지우 마샤두와 은밀한 대화를 나누었다. 당시 현직 상원의원이었던 주카 장관은 전화통화에서 검찰의 페트브라스 스캔들 수사가 PMDB는 물론 제1야당인 브라질사회민주당(PSDB)도 위협할 것이라며 수사 확대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5월 30일 파비아누 시우베이라 반(反) 부패부 장관 역시 전화 통화 내용이 들통나면서 사임했다. 시우베이라 장관은 헤난 칼례이루스 상원의장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 비자금 스캔들과 관련된 검찰 수사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반부패 수장이 자신을 겨냥한 반부패 수사에 걸려 낙마를 한 것이다.

테메르 대행의 후원 세력인 브라질 의회 역시 검찰의 수사 앞에 풍전등화다. 브라질 상하원 전체 594명의 의원 중 60%가 페트로브라스 비자금 스캔들과 선거부정, 불법벌채, 납치, 살인 등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자기 코가 석자인 상황에서 테메르 대행의 개정 긴축안을 제대로 처리하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sangjo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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