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아르메니아 학살 희생자 추모비 방문할 듯

강지혜 2016. 5. 13.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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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시티=AP/뉴시스】강지혜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6월 24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아르메니아 순방하며 학살 희생자 추모공원에도 방문할 계획이다.

바티칸이 배포한 일정에 따르면 교황은 순방 둘째 날인 6월 25일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 있는 학살 추모공원에 들른 다음 현지 수도원을 찾는다. 이후 세르즈 사르키샨 아르메니아 대통령과 회담한다.

교황의 학살 희생자 추모공원 방문은 터키 내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지난해 4월12일 교황이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아르메니아 참사 100주기 미사를 집전하며 '대학살'이라고 규정하자 터키 정부는 앙카라 주재 바티칸 대사를 초치해 해당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등 강하게 항의했다.

역사학계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 중이던 1915~1916년 당시 이슬람 민족주의자들의 터키 전신인 오스만제국 동부 지역에 거주하던 기독교계 아르메니아인 100만~150만여 명을 처형한 것을 20세기 최초의 대학살로 보고 있다. 아르메니아는 매년 4월24일 추모식을 거행한다.

그러나 터키는 오스만제국을 침공했던 러시아제국 군에 아르메니아인이 가담하면서 내전이 벌어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전쟁에서 숨진 것이지 일방적인 학살의 희생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터키는 사망자 숫자도 과장됐다고 주장한다.

이와 별도로 교황은 이번 방문에서 가톨릭과 러시아 정교회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이 아르메니아 정교회 수장 가레긴 2세와 함께 미사를 집전하는 일정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동방교회와 서방교회의 화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의식이 될 전망이다.

교황은 지난 2월 쿠바에서 러시아 정교회 수장 키릴 총대주교와 역사적인 만남을 이룬 바 있다. 동방교회와 서방교회가 1054년 상호 파문하면서 갈라선 이른바 '교회 대분열' 이후 교황과 러시아 정교회 대표가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로마 교황청은 교황이 아르메니아 순방에 이어 오는 9월30일부터 10월2일까지 조지아와 아제르바이잔을 잇달아 방문한다고 밝힌 바 있다. 조지아는 러시아 정교회 국가고 아제르바이잔은 이슬람 국가다.

jh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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