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日구마모토 지진, 진원 3곳·큰 규모 이례적"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규슈 섬, 여러 단층 복잡하게 얽혀…또 다른 단층대서 추가 지진 가능성]
최근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과 인근 오이타현에서 발생한 세 차례의 강진에 대해 전문가들이 이례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14~16일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의 구마모토시와 아소 지역, 오이타현에서는 세 차례의 강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14일 밤 9시26분 구마모토시에서 규모 6.5의 지진을 시작으로 16일에는 구마모토시(오전 1시25분, 규모 7.3), 아소 지역(오전 3시55분, 5.8), 오이타현(오전 7시11분, 5.3) 등 3곳에서 동시다발적인 강진이 일어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이례적이라고 지적한다. 단층을 원인으로 발생하는 내륙형(활단층형) 지진은 보통 진원이 얕아 국지적이지만 이번 지진은 넓은 지역에서 진원이 3곳이나 형성돼 연이어 발생했고 규모도 컸다는 것이다.
일본 기상청은 "구마모토현 아소지역, 오이타현 중부 등 3곳에서 큰 지진이 일어난 것은 전례가 없다"며 일본 내에서는 14일에 발생한 것과 같은 내륙형 지진 이후 규모가 더 큰 본진이 발생한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오미야 요시히사 일본 교토대 교수도 "이번 지진은 파악이 어렵다"며 "본 적이 없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서로 다른 종류의 단층대에서 1차 지진과 2차 본진 등이 발생한 건 전례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규슈 섬에는 여러 단층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 14일 발생한 1차 강진은 '히나구 단층대' 북단 부근에서, 2차 본진은 '후타가와 단층대'에서 발생한 것으로 기상청은 판단했다. 히나구 단층대란 규슈 중앙을 관통하는 약 81㎞ 길이의 단층대며, 후타가와 단층대는 히나구 단층대 북쪽에 자리한 길이 64㎞의 단층대이다.
전문가들은 복잡한 단층대가 존재하는 규슈 지역의 또 다른 단층대에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야라이 히로시 일본 국토지리원 지리지각활동연구센터 연구실장은 "본진이 주변의 단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히나구 단층대와 후타가와 단층대는 모두 '벳부 시마바라 지구대'로 불리는 다수의 활단층이 있는 지형을 따라 분포해있다. 벳부 시마바라 지구대의 동북쪽에는 시코쿠 지역에서 기이반도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활단층인 '중앙구조선 단층대'가 있다.
링아이메이 교토대 교수는 "향후 오이타현에서 규모 7급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며 "시코쿠의 중앙구조선이 움직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마츠다 히로키 일본 구마모토대 교수는 "후타가와 단층대 속의 공백 지역과 히나구 단층대의 남쪽 지역에서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추가 강진 가능성을 경고한 이들은 앞으로 약 1개월간 지진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현재 구마모토현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41명이 사망하고 3000여명이 다쳤다. 구마모토현과 오이타현에서 약 2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일본 당국은 자위대 1만5000명을 이미 지진 피해 구조 활동과 지원 물자 수송 등을 위해 투입했지만 1만명을 증파할 방침이다.
이보라 기자 purp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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