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세에 유럽도 우려.."현대판 무솔리니 될라"
슈피겔 "가장 위험한 인간"…佛총리 "증오 부추긴다" 비판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트럼프는 현대판 무솔리니.'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가 승기를 잡자 미국을 넘어 대서양 건너 유럽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칼럼니스트인 로저 코언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게재된 '트럼프는 현대판 무솔리니'(Trump's Il Duce Routine)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파시즘이 뿌리내렸던 유럽은 도널드 트럼프의 부상에 경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어로 '대장', '총통'을 의미하는 단어 '두체'(duce)는 일반적으로 이탈리아의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를 일컫는다.
런던발로 실린 이 칼럼에서 그는 미국이 현대판 무솔리니에 매혹된 것으로 보이자 콧대 높은 영국, 프랑스, 독일이 불안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며 "유럽은 민주주의가 어떻게 붕괴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칼럼은 트럼프에 대한 우려는 그가 단순히 60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트위터에 '양으로 100년을 살기보다는 사자로 하루를 살겠다'는 무솔리니의 글귀를 리트윗했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밝혔다.
또, 그가 백인 우월주의단체 쿠클럭스클랜(KKK)에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폭력성을 내포한 언어를 사용하며, 장애인과 여성, 소수인종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 때문만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칼럼은 트럼프에 대한 우려는 "유럽의 암울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메아리'"라고 비유하며 유럽이 전쟁에서 패배한 뒤 공포와 분노, 경제적 어려움에 빠졌을 때 무솔리니나 히틀러와 같은 선동꾼이 그럴 듯한 약속과 화려함으로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사실을 일깨웠다.
이어 트럼프의 세력 확장에 "유럽이 얼어붙었다"며 각국의 반응도 소개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트럼프를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인간'이라고 지칭했고,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트럼프가 "증오를 부추긴다"고 비판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트럼프의 제안에 비판을 가했고, 50만명에 달하는 영국인은 트럼프가 영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청원에 동참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제국주의 시대에 영국군 모병 포스터에 등장한 키치너 장군의 포즈를 취한 트럼프 사진을 '미국이 나를 원한다'는 제목과 함께 전면에 싣기도 했다.
물론 블라디미르 푸틴처럼 트럼프의 팬을 자처하는 유럽 지도자도 존재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칼럼은 이어 "길 잃은 미국은 아마도 트럼프를 원할지도 모른다"며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미국 정부에 대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너무 늦기 전에 이런 가능성을 심각히 인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칼럼은 "대통령으로서의 권력과 약자를 괴롭히는 기질이 합쳐질 경우 강력한 폭발 작용이 난다"며 "특히 그 주인공이 언론에 적개심을 보이고, 폭력성을 띠며, 일관된 비인간성, 고집스러운 자아의 소유자라면 더욱 그렇다"고 경고했다.
칼럼은 "유럽은 민주주의가 죽을 수 있음을 알고 있다. 때때로 민주주의는 그 자체가 소멸하는 데 산파 역할을 하기도 한다"며 "일단 (민주주의를)잃을 경우 회복에 드는 비용은 크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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