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는 스냅챗, 트럼프는 인스타그램.. 美 대선은 SNS 전쟁중

김정윤 기자 2016. 2. 2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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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스냅챗·트위터·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가 올해 미국 대선 레이스의 주요 ‘화두(話頭)’가 되고 있다. 특히 1980년대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SNS를 통한 선거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민주·공화 양당의 대선 예비후보들은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할 수 있는 SNS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 경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스냅챗(Snapchat)을 활용해 젊은 층 표심 공략에 나섰다. 스냅챗은 국내에서는 사용자가 거의 없지만 요즘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SNS이다. 전 세계에서 1억명이 넘는 이용자가 매일 7억건이 넘는 사진·비디오를 전송해 ‘제2의 페이스북’으로 불리고 있다. 미국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13~34세 이용자 중 60%는 스냅챗을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힐러리는 스냅챗을 이용해 권위적이라는 이미지를 부드럽게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스냅챗 계정에 유권자들과 찍은 셀카를 공유하고, 손녀를 안은 영상 등을 올렸다. 트위터 프로필에는 자신을 ‘엄마, 할머니, 유리 천장을 깬 사람, 머리스타일 아이콘, 정장 애호가’라고 적어 친근감과 유머를 강조했다.

힐러리의 경쟁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스냅챗과 트위터, 페이스북을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다. 샌더스 의원의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친구는 289만여 명으로 힐러리(252만여 명)를 앞섰다. 샌더스 의원은 SNS에서 보다 진지하고 진정성 있는 메시지로 다른 후보자들을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현재 50%의 흑인 청년들이 실직자이고 미국에 아직 엄청난 빈곤이 존재하는 현실을 다뤄야 한다”(2월 16일) “아이들을 보호하고 이민자 가족들이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 수 있는 이민 정책 개혁이 필요하다”(2월 21일) 등의 주장을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연일 게재하고 있다.

공화당 경선 후보자 도널드 트럼프는 SNS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후보로 꼽힌다. 그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그리고 이미지 중심의 SNS 인스타그램을 모두 활발하게 이용한다. 그는 트위터에 629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리며 양당 후보를 통틀어 가장 많은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 경합을 벌이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팔로워(약 83만 명)의 7배가 넘는 수이다.

그는 트위터의 빠른 전파력을 무기로 삼았다. 소셜미디어 분석회사 ‘브랜드와치’에 따르면 트럼프가 작년 12월 7일 올린 ‘무슬림 입국 금지’ 트윗은 당일에만 64만6000번이나 리트윗(공유)됐다. 이렇게 화제가 되자 트위터에서 그를 팔로우하는 미디어도 트럼프가 올린 글과 후속 논쟁을 기사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소통이 기존의 ‘읽는 것’에서 ‘보는 것’ 중심으로 바뀐 가운데, 트럼프는 인스타그램에서는 사진과 15초 길이의 짧은 영상으로 젊은 유권자들과 소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트럼프의 페이스북 대선 캠페인 페이지는 500만 명이 넘는 이용자들이 ‘좋아요’를 누르고 그의 소식을 받아 보고 있다.

그러나 팔로워 수가 반드시 투표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의 트위터 전술은 트럼프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여론을 생산해내는 ‘역풍’을 일으키기도 한다. 실제로 트럼프가 무슬림 입국 금지를 주장했을 때 트럼프에 관한 트위터의 절반은 트럼프에 대해 부정적인 정서를 표출했다.

미국 ABC와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이번 선거에서는 밀레니얼 세대의 표심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이들이 열광하는 스냅챗에 주요 후보들이 사진과 영상물을 올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디지털 전략 담당했던 조 로스파스는 “SNS는 2016년 대선의 특별한 현상이며, 2020년과 2024년엔 활용방식이 더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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