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성추행 은폐 의혹 밝혀라" 호주인, 교황측근 '맹공'
교황청 재정총책 펠 추기경, 증언 기피 의심으로 곤욕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교황청 재정 책임자로 있는 호주 출신 추기경이 20여년 전 동료 사제의 아동 성학대 은폐 의혹을 속 시원하게 해명하지 않아 호주인들로부터 혼쭐나고 있다.
2014년 교황청으로 옮겨간 호주 가톨릭 지도자 조지 펠(74) 추기경은 오는 29일 호주 내 아동 성학대 조사위원회(royal commission)에 출석해 자신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었다.
펠 추기경은 신부 시절, 동료의 성학대에 시달린 아동을 매수해 입막음을 시도하고 아동들의 성추행 고발도 무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주교 시절에는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보다는 교회 재산 보호에 주력하고 피해자들이 소송하는 것을 막으려 매우 공격적인 방법을 썼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펠 추기경은 그러나 건강 탓에 비행기를 장시간 탈 수 없다며 로마 현지에서 영상 연결을 통해 증언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최근 조사위원회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펠 추기경은 지난해 12월에도 조사위원회 출석이 예정됐으나 건강을 이유로 불참해 피해자 가족들의 분노를 산 바 있다.
펠 추기경이 조사위원회 직접 출석을 꺼리고 있다고 판단한 피해자 가족과 많은 호주인이 크게 반발했다.
피해자 가족 15명을 직접 로마로 보내 펠 추기경이 증언하는 것을 지켜보도록 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났고 곧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이 시작됐다.
모금 목표액은 5만5천 호주달러(5천만원)였으나 단지 며칠 만에 4천100여명이 참여, 목표치의 3배가 넘는 18만 호주달러(1억6천만원)가 모였다.
특히 가수 겸 코미디언인 팀 민친은 지난 16일 한 방송에 출연, 펠 추기경을 "겁쟁이"나 "인간쓰레기", "어릿광대" 등으로 거칠게 표현하며 호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자작곡을 불러 파문을 일으켰다.
민친의 돌발 행동은 시청자나 SNS 이용자들로부터는 큰 호응을 얻었지만, 해당 프로그램의 공동 진행자로부터는 "역겹다"는 비난을 들었다.
호주 내 여론이 갈수록 악화하자 펠 추기경은 18일 성명을 통해 자신의 조사위원회 불출석과 관련해 부정확한 정보가 나돌고 있다며 피해자 가족들이 로마로 오면 그들을 만나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호주 정부는 가톨릭 교회와 학교 등에서 발생한 아동 성학대 사례가 잇따라 폭로되자 2012년 독립기관인 조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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