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트럼프' 자처한 애벗 "모든 문화 동등하지 않아"
강경보수파 전 총리…주호주 인도네시아 대사 등 비난 쇄도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강경보수 성향의 토니 애벗 전 호주총리가 이슬람을 자극하는 발언을 쏟아내 '호주의 도널드 트럼프'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최근 '모든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해 미국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부터도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3개월 전 '당내 쿠데타'로 축출된 애벗 전 총리는 9일 TV 인터뷰와 신문 기고문을 통해 서방 문화가 이슬람 문화보다 우수하다거나 이슬람 내부에 종교혁명이 필요하다는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애벗 전 총리는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 기고문을 통해 "문화가 모두 동등하지는 않다. 신의 이름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을 정당화하는 문화보다는 우리의 문화가 우수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줄 준비를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스카이TV 인터뷰에서는 이슬람이 현대화하려면 자체 종교혁명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이슬람 내부의 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이슬람이 자신들만의 종교혁명이나 계몽운동, 그 결과에 따른 다원주의, 국가와 교회의 분리를 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그는 호주 문화가 더 우수한 만큼 호주인들은 호주에 사는 무슬림에게 충성을 요구해야 한다며 문화에 관한 한 이런 요구를 못 할 게 없다고 말했다.
애벗이 발언이 알려지자 비난이 빗발쳤다.
이웃 호주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인 나드지브 리파트 케소에마는 모든 나라가 힘을 보아 테러리즘에 맞서야 할 시기에 문화와 종교의 우수성을 자랑하는 발언은 "도움이 안 되며 분열을 초래할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시드니의 이슬람 학자인 하흐메드 아브도도 호주 ABC 방송에 애벗의 발언이 "(이슬람국가(IS)의 옛 이름인) ISIS가 요구하는 것과 사실상 일맥상통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애벗을 총리직에서 몰아낸 말콤 턴불 현 총리도 "무슬림의 대다수는 우리처럼 극단주의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며 테러를 이유로 이슬람 전체를 비난하거나 이슬람문화를 열등하다고 낙인찍은 것에 대해 비판했다.
야당인 노동당의 빌 쇼튼 대표는 애벗의 발언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으며, 앤드루 레이 노동당 의원은 애벗의 발언은 그 스스로 '호주의 도널드 트럼프'로 규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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