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나토-러시아 간 '영공 침범' 충돌로 긴장 최고조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24일(현지시간) 러시아 전투기 1대를 격추해 양측의 영공침범 충돌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터키군은 이날 성명에서 격추된 전투기가 10차례 경고에서 터키 영공에 5분 동안 머물렀다고 주장했지만 러시아 국방부는 Su-24 전투기는 비행 내내 시리아 영공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격추된 전투기와 비상탈출한 조종사 2명 모두 시리아 쪽에 떨어져 양측이 영공 침범 여부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터키는 러시아가 시리아 공습을 개시한 지 사흘만인 지난달 3일과 4일 잇따라 터키 남부 하타이 주의 영공을 침범하자 나토와 함께 반발한 바 있다.
당시 러시아는 우발적 실수였다며 영공 침범을 인정했지만 터키와 나토는 강력 대응을 천명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달 6일 나토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전투기들의 영공 침범을 언급하고 "당연히 이런 것을 계속 참을 수는 없다"며 재발 시 강력하게 응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당시 "터키를 공격하는 것은 나토를 공격하는 것"이라며 러시아는 이런 내용의 나토조약 5항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슨 슈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도 지난달 6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나토 국경인 터키 영공을 침범한 것과 관련해 "우발적 사고가 아니라 의도된 것이며 장시간 이뤄졌다"고 지적했으며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슈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지난달 8일 나토 국방 장관회의에서도 "나토는 이미 터키를 포함해 모든 동맹국을 방어할 능력이 있고, 준비도 돼 있다"면서 "필요하면 터키 남부에 증강된 병력을 파병할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나토와 러시아 간 영공 침범 갈등이 지속한 가운데 터키군은 지난달 16일 시리아 접경 지역에서 '국적이 확인되지 않은 비행체 1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터키 언론들은 터키 남부 킬리스 주에 추락한 비행체는 무인기(드론)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한 기종과 같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터키는 시리아와 국경 910㎞를 맞대고 있으며 상당수는 시리아 쿠르드족과 반군, 이슬람국가(IS) 등이 점령하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가 시리아 북부의 반군 점령지를 공습하는 과정에서 터키 영공을 침범해 우발적 사고가 일어날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한편, 나토는 러시아 전투기 격추와 관련해 터키와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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