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엽 기자 미얀마 가다] 수지 "축하 의전은 대통령, 실질적인 건 내가 맡을 것"

정원엽 2015. 11. 24.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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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승리 후 외교관과 첫 좌담회남북한 대사 포함 50여 명 참석개헌 없이 사실상 통치 의지 밝혀국영기업 수술 질문엔 즉답 피해

“내년 3월 미얀마 대통령이 선출되면 한국과 미얀마 정상 간에 대화 채널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그 채널이 하나가 됩니까, 두 개가 됩니까?”(이백순 주 미얀마 대사)

 “축하 의전은 대통령에게 보내고, 중요하고(Serious) 실질적인 건 저한테 보내시면 됩니다”(아웅산 수지 대표)

 지난 19일 아웅산 수지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대표는 선거 이후 처음으로 수도 네피도에서 미얀마 재외공관장들을 만나 좌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이백순 주 미얀마 대사와 김석철 북한 대사 등 50여 명의 대사단이 참석했다. 선거 직전 수지 여사의 좌담회에 단 17명의 대사들만 참석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분위기였다. 미얀마에 대사를 파견하지 않은 국가는 태국 등 주변국 겸임대사들을 참석시켰다. 53년만의 군부독재 종식이 눈앞에 다가온 미얀마의 변화 움직임을 기민하게 알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수지 여사는 먼저 선거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승자 독식은 없다”며 군부와 권력을 공유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아직까지 군부가 4자회동(수지 대표, 테인 세인 대통령,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 슈웨 만 하원의장)을 미루고 있기에 군부에 대한 당근을 던진 셈이다. 수지 여사는 고위급 정치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전 정부가 만들어 놓은 정책들을 승계하고 필요시 협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 국민들의 동의 없이 독단적으로 군부가 정한 것들은 국민의 뜻에 따라 다시 짚고 넘어가겠다”고 했다. 네피도 수도 이전, 개헌 문제, 국호 변경(버마→미얀마) 등 문제의 절차적 잘못을 한번 짚고 넘어가겠다는 의미다. 그녀는 “바꾸겠다는 의미는 아니고 다시 짚어 보겠다는 것”이라며 군부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수지 대표의 발언은 노벨평화상 수상자라기 보단 노련한 정치인 같았다. 연설은 ‘국가 재건’에 방점이 찍혀있었지만, 1990년 군부의 반발로 실패했던 정권교체의 절차를 밟지 않으려는 수지 여사의 초조함이 담겨 있었다.

 연설이 끝나고 1시간 20분가량 대사들과의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이백순 대사는 “수지 여사가 연세에 비해 에너지가 넘쳤고, 외교단과 긴 시간 신정부 구상을 비교적 자세히 밝혔다”고 말했다. 수지 여사는 농담을 섞어가며 민주적 정부 이양이 완료될때까지 각국 정부의 관심을 요청했다. 미국 대사는 대통령 인수위원회 같은 구성이 이뤄지는지 물었다. 수지 여사는 “따로 팀을 구성하지 않고 기존 조직을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또 “정부조직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편하겠다”는 말도 했다.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로힝야족에 대한 질문에는 “국제사회가 불균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미얀마는 모든 주가 가난하고 많은 문제가 있다”며 “(소수민족은) 로힝야족 문제에만 국한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사는 두 가지 질문을 했다. 하나는 위에 언급한 한·미얀마 간 최고위 채널에 대한 질문이다. 사실상 수지여사의 ‘대통령 위 존재’에 대한 질의였다. 이 대사에 따르면 수지 여사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개헌 없이도 실질적 국가 수장이 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두번째 질문은 미얀마의 경제 관련 질문이었다. 이 대사는 “미얀마의 세수기반이 약하다. 광산업체 등 많은 분야에서 세금 구멍이 있고, 국영 기업의 효율성이 떨어지는데 해법이 있느냐”고 물었다. 수지 여사는 잠시 생각하더니 “NLD의 경제 공약을 보시면 됩니다”라고 답했다. 사실상 답을 피한 것이다. 군부 등과 얽힌 민간·국영 기업에 대해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의미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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