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진주목걸이' vs 美 '다이아몬드'

2015. 11. 1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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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미얀마 총선에 각별한 관심경제 목적 넘어 패권 차원 촉각

G2(주요 2개국)인 미국과 중국이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이 예상되는 미얀마 총선 결과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 중 하나였던 미얀마의 민주화는 아시아 전역에 작지 않은 정치적 파장을 낳을 수 있다. 또 매장량 23조 세제곱피트의 천연가스와 철광석, 석탄, 구리 등 다양한 광물 자원이 매장된 미얀마는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중 양국은 단순히 민주화나 경제적 목적을 뛰어넘어 미·중 패권 경쟁 차원에서도 이번 총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중간에 위치한 미얀마는 태평양과 인도양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중국은 미얀마를 통해 인도양으로 진출하려고 오랫동안 공을 들였다. 중국 역대 정부는 미얀마 군부 정권과 우호 관계를 구축하며 미얀마의 시트웨와 짜욱퓨 등의 항구들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 항구들을 스리랑카의 함반토타항, 파키스탄의 과다르항, 탄자니아의 바가모요항 등과 목걸이 형태로 연결하는 이른바 ‘진주목걸이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일단 수치 여사의 승리가 예상되는 상황을 환영하고 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미얀마 선거의 순조로운 거행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방 매체들과 달리 중국 관영매체들은 미얀마 선거에 대해 사실 보도만 할 뿐 민주화 진전 등의 의미와 배경 등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중국이 내심으로는 친서방적인 수치 여사의 집권으로 ‘진주목걸이’가 끊어질까 경계하고 있다는 증거다.

반면 미국은 반색하고 있다. 백악관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지난 9일 “선거 과정은 고무적이며 버마의 민주 개혁과정에서 중요한 걸음을 상징한다”고 높게 평가했다.

미얀마에 대해 강경 제재 정책을 폈던 부시 정권과 달리 오바마 정권은 미얀마를 중국의 세력권에서 떼어내기 위해 적극적인 관여정책을 펴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스스로 2012년 12월 외교관계 수립 65년 만에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했고, 지난해 11월에도 미얀마를 찾았다.

미국은 인도와 일본, 호주를 기본축으로 하면서 미얀마와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등을 끌어들여 중국의 인도양 패권을 막는 일명 ‘다이아몬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수치 여사의 승리가 이런 전략에 한층 탄력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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