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줄타기 외교?..중국과 '밀월' 미국과 '특수관계'

2015. 10. 1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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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국 외교 전략 '오스본 독트린'.."중국을 2위 교역국으로" 우방들 "위험한 변화" 지적.."번영의제가 가치 의제 잠식"

대중국 외교 전략 '오스본 독트린'…"중국을 2위 교역국으로"

우방들 "위험한 변화" 지적…"번영의제가 가치 의제 잠식"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미국 관리들이 영국의 중국 사로잡기에 불편해하지만 정보교환이나 중요한 다른 것들에서 치르는 구체적인 대가는 아직 없다."

'특수관계'인 미국이 중국 견제에 전력하는 가운데 영국의 중국에 대한 구애가 미-중 사이의 위험한 줄타기임을 인정한 영국 고위 관리가 1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전한 말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19~2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영국 국빈방문에 대해 "'황금시대'(golden era)에 있는 양국 관계에 매우 중대한 순간"이라며 영-중 밀월을 과시했다.

BBC는 "함께 뭉치자. 그리고 황금 10년을 만들자"는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의 '오스본 독트린'이 영국의 對중국 외교 정책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오스본 독트린'은 영국이 중국의 서방 최고의 파트너가 돼 향후 10년 내 중국을 영국의 제2의 교역국으로 삼는다는 목표다. 시 주석이 방문하는 올해를 '황금 연도'(golden year)로 삼자는 것이다. 현재 중국은 영국의 6위의 교역국이다.

중국 경제가 성장세 둔화를 겪고 있지만 여전히 전 세계 경제 성장의 4분의 1을 차지한다면서 이는 5년이면 영국 만한 규모의 경제를 창출해내는 것이라고 오스본 장관은 강조한다.

성숙단계에 오르는 중국 경제는 더욱 많은 서비스를 흡수할 것이고 서비스는 영국이 수출 경쟁력을 지닌 영역이기 때문에 '황금시대'를 열 수 있다고 역설한다.

오스본은 2020년 총선을 이끌 보수당 총리 후보 가운데 하나다.

영국 정부 관계자들은 '오스본 독트린'은 중국으로의 전략 이동에 해당한다면서 캐머런 총리가 오스본에게 주도권을 줬고 주저하는 다른 장관들이 "끌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의 중국으로의 전략 이동은 전통적인 우방 미국의 비위를 건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한' 변화라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과 미국 정상들은 줄곧 양국의 '특별한 관계'를 강조해왔다.

지난해 2월 백악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 프랑스 기자가 프랑스가 미국의 전통 우방인 영국의 자리를 대체하는 것이냐고 묻자 "나에겐 두 딸이 있다. 둘 다 멋지고 훌륭하다. 둘 중에 누구를 선택하진 않을 것"이라며 영국을 자신의 딸에 비유했다.

캐머런 총리는 지난 1월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 정상 간의) 특별한 관계가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어느 때보다 단단하다고 말해왔다. 나도 이에 동의한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전화통화에서 종종 나를 '브로'(Bro·broter의 줄임말로 친형제나 가까운 친구를 다정하게 부를 때 쓰는 비격식체)라고 부른다"며 오바마와의 각별한 관계를 자랑했다.

그런 영국이 투자유치를 위해 중국과 '황금시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 지난달 시 주석의 방미때 남중국해 문제와 인권 문제를 거론해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됐던 점에 비춰보면 영국과 중국의 밀월은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더욱이 영국이 중국에 내주려는 인프라는 단순한 인프라가 아니라 원자력발전이다. 영국 정보당국 수장들은 중국이 영국의 원전을 건설하는 것은 국가 안보에 위협 요인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핵심 인프라에 대한 중국의 사이버공격에 대한 우려를 강조한 미국을 무색하게 만들 만하다.

중국 인권에 대한 침묵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번영 의제"가 "가치 의제"를 잠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 정부의 한 전직 고위관계자는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아첨의 대표적 사례"라면서 "영국 정부 전체가 엄청나게 애쓰고 있는데, 앞으로 분명히 문제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국 정책당국의 한 자문위원도 "지금 중국이 전세계에서 진정으로 영향력이 있는 단 한 곳을 꼽으라면 바로 영국"이라고 꼬집었다.

FT는 영국의 우방국들이 좋게는 '기괴'하고, 나쁘게는 '위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안에서도 캐머런의 對중국 외교 변화에 비판의 목소리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붉은 자본주의'의 공동저자인 프레이저 호위는 "중국은 미국의 최고 동맹(영국)이 자신에 잘 보이려고 아첨하고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것을 즐거워하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런던대학교 동양아프리카연구학원(SOAS)의 중국연구소장 마이클 혹스는 "유럽과 미국이 이념적으로 커다란 차이가 있었을 때 영국은 미국편이었다"면서 "지금 캐머런은 중국에 '다른 유럽국이나 서방과 문제가 있더라도 우리는 당신편'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캐머런 총리가 지금 시진핑을 대하는 태도는 과거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미국 조지 부시 전 대통령에게 했던 태도"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캐머런 총리는 2012년 티베트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면담했다가 중국 방문이 취소되는 등 영국-중국 간 관계 냉각을 경험했다.

당시 중국의 무산된 투자 규모가 수십억달러라는 추정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의 중국 관계에 대한 변화는 우방들과의 명분과 실리를 놓고 고심한 결과물로 받아들여진다.

사실 캐머런은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내 우방인 독일과 프랑스와도 불안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연합(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를 시행하겠다고 밝혀 독일과 프랑스에 걱정을 안기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더욱 통합된 EU'를 지향하는 반면 영국은 '더욱 통합된 EU에 반대'를 주창하면서 국민투표까지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는 결과가 나올지로 모르는 불확실성은 우방국 입장에서 영국의 전략적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캐머런 총리는 유럽 초유의 난민 위기를 맞아 난민 분산 수용 등 공동 대응을 호소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도 등을 돌렸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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