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대통령 풍자사진 실은 잡지 배포금지 '철퇴'
(서울=연합뉴스) 홍성완 기자 = 터키의 한 주간지가 병사의 장례식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웃는 얼굴로 셀카를 찍는 합성사진을 싣자 당국이 대통령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잡지 배포를 금지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터키 이스탄불 검찰은 주간지 '노크타'의 표지에 실린 에르도안 대통령의 합성사진이 온라인에 공개되자 대통령을 모독하고 테러리스트를 선전했다는 이유로 이 잡지의 배포를 금지하는 한편 노크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경찰에 지시했다.
터키 일간지 후리예트는 "노크타의 섹션담당 에디터가 경찰에 수시간 동안 감금됐다가 풀려났다"고 전했다.
노크타 측은 "표지 사진이 눈에 거슬리고 충격을 줬을지 모르지만 이는 범죄가 아니라 언론사의 표현 방식"이라고 해명했다.
논란이 된 표지 사진은 터키 국기로 덮은 숨진 병사의 관을 운구하는 장면을 배경으로 셔츠 차림의 에르도안 대통령이 웃는 표정으로 셀카를 찍는 모습을 합성했다.
합성사진은 최근 100명 이상의 정부군이 숨지는 등 확대 양상인 정부군과 쿠르드족 간의 폭력 사태를 의미하는 동시에 병사들의 죽음에 대한 에르도간 대통령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르도족과의 전투에서 숨진 한 병사의 장례식에서 "매우 성스러운 곳으로 갔으니 가족과 친척들이 얼마나 행복하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터키 관영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노크타는 성명을 통해 "에르도안 대통령은 순교가 행복의 이유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행복하다고 느낄 때 셀카를 찍는다"며 잡지의 표지 사진은 에르도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반응이라고 꼬집었다.
터키 언론은 대부분 집권당과 사업상 관련이 있는 재벌들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에르도안이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유럽연합(EU)에 가입하려는 터키의 언론 자유 지수 순위는 작년에 전세계 180개국에서 154위를 차지했다.
유럽평의회의 닐스 무이니엑스 인권담당 위원은 터키 경찰의 노크타 사무실 급습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배포 금지와 급습, 체포는 이미 우려되고 있는 터키의 언론자유 상황을 악화시켰다"며 언론자유 준수를 터키 당국에 촉구했다.
jami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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