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과거검증 시작?..'트럼프 대학' 사기소송건 소개
부동산특강 비인가 대학으로 수천만 달러 수입…집단소송 등 3건 진행중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중 여론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미국 유력지 워싱턴포스트가 잇따라 재산형성 과정에서 일어났던 불미스러운 일들을 조명하고 나섬으로써 그의 과거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을 하려는 신호탄으로 보인다.
이 신문은 지난 9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지난 1990년대 애틀랜틱시티에 있는 자신의 도박장 확장을 위해 무리한 수단과 법정 소송을 통해 해변 가정집을 손에 넣으려다 실패한 사례를 전한 데 이어 13일엔 '트럼프 대학' 관련 사기혐의 소송 건을 소개했다.
두 사안 모두, 트럼프 반대편에 선 사람이나 피해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어떤 야비한 일도 할 수 있는 "흉악한 사람" "희대의 사기꾼" 등으로 트럼프를 묘사하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2004년 시작해서 5년 동안 운영했던 부동산업 전문 '트럼프 대학'과 관련,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로부터 3건의 소송을 당했다.
트럼프는 특히 올해 가을엔 집단소송 2건 중 한 건의 재판에 출석, 선서증언을 통해 트럼프 대학에 대한 투자액과 그 수익을 공개해야 할 처지다.
트럼프 대학은 이름과 달리 대학 인가를 받지 않은 채 트럼프가 "직접 고른" 부동산 전문가들이 미 전역의 호텔 연회장 같은 곳에서 부동산 투자 비법 실무연수회를 연 것이다.
사업가 2명이 트럼프에게 트럼프 상표를 붙여 원격학습 교육사업을 할 것을 제안하자, 트럼프가 이를 수용해 93%를 투자해 만들었다.
피해자들의 고소로 트럼프를 상대로 지난 2013년 4천만 달러(480억 원)의 반환소송을 낸 뉴욕 검찰에 따르면, 트럼프 대학은 처음에 무료를 내세워 연 입문강좌에 약 8만 명이 몰려들자, 이들에게 3일간의 유료 특강을 듣도록 권유해 이 중 9천200명이 1인당 1천495 달러(180만원)를 내고 등록했다. 이 과정을 마친 사람들에겐 1인당 3만 5천 달러 짜리 패키지과정을 권유, 모두 800명이 응했다.
트럼프 대학의 피해 학생들은 과장 광고에 속았고, 쓸모없는 수료증 몇 장 외엔 특별히 비법이라고 할 것도 없는 일반적인 강의였으며,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수준도 낮았고, 트럼프로부터 직접 강의를 들은 것도 없다며 사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2013년 방송에 출연, 선출직인 뉴욕검찰총장이 자신의 선거용으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측은 또 수강자 98%가 트럼프 대학의 강의에 만족하고 있다며 1만 명의 게시글을 공개하기도 했다. 트럼프를 상대로 소송을 건 사람들 중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중 한 사람인 밥 쥘로는 당시 강사들이 높은 점수를 달라고 부탁해서 별 생각 없이 그렇게 해준 것이라면서 "트럼프는 세계 최대의 사기꾼인데 나같이 사람 잘 믿는 사람들은 세계 최대의 위인으로 생각한다. 나는 '어떻게 사람들이 그를 믿는 것이지?'라고 생각하다가도 "밥, 너도 2009년에 그를 믿고 3만 5천 달러를 줬잖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트럼프 대학은 뉴욕주교육부가 2005년부터 비인가인데 사람들을 오도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름을 바꿀 것을 종용하자 2010년 영업을 중단했다.
신문은 "다른 대선주자들 같으면 이러한 수천만 달러 규모의 사기 사건 연루 혐의만으로도 침몰하고 말 것인데, 트럼프의 경우, 속았다는 피해학생들 중에서도 일부는 여전히 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그를 좋아하고, 찬미하고, 심지어는 그에게 투표하려 한다"고 트럼프 매력의 불가사의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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