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동단 공원은 남성 동성애자 천국"

2015. 8. 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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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타임스 현지 르포.."미래에 상황 나아질 것"

LA타임스 현지 르포……"미래에 상황 나아질 것"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중국은 2001년만 해도 동성애를 정신병으로 분류했으나 이제 베이징 천안문 광장 근처의 동단(東單) 공원은 남성 동성애자들의 공공연한 회합 장소가 될 정도로 상황이 바뀌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3일 동단 공원 르포를 통해 중국의 동성애 실태를 전하면서 중국인의 인식 변화 등을 짚었다.

중국의 여느 공원처럼 이 공원에서도 1960년대 문화혁명 시절의 노동자, 농민, 군인들이 경례하는 동상을 지나면 중년 여성들이 팝송에 맞춰 춤을 추거나 장기를 두는 노인들을 만날 수 있다.

공원 언덕 위로 조금 올라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정장이나 캐주얼 차림의, 기혼 또는 미혼의 젊거나 늙은 남성들이 서로 눈짓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눈맞춤이 길어지면 미소로 번지고, 미소는 그보다 더 많은 것을 뜻한다.

중국에서 동성애는 1997년까지 형벌로 처벌했고, 2001년까지 의료 당국의 공식 정신병의 일종이었다. 유교전통이 남아 사회 분위기는 동성애를 용인치 않고, 동성애자 차별에 대해 법적 보호 장치도 없다.

동성애가 합법은 아니더라도 중국 언론은 미국에서 벌어지는 명사들의 동성 결혼식 또는 결혼증서 취득 장면을 정규적으로 보도한다.

동성애자 짝짓기 앱이 나오고 나서 공원에 오는 젊은이들이 점점 줄어들지만, 면대면 '즉석 만남'이 가능하다는 게 동단 공원의 장점이다. 선호하는 성 취향을 말을 돌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본다.

'머니 보이'라고 부르는 '남창'도 있다. 남창들은 돈을 받지 않되 상대 남성의 신상을 밝히겠다고 공갈하는 갈취 수법을 쓴다.

동단 공원의 단골들은 새내기들의 우물쭈물하는 '인지부조화'에 성가신 나머지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결국, 상당수 새내기는 소속감을 찾고 공원의 단골로 바뀐다.

이 공원에는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에 속한 직원이 매일 나와 에이즈 테스트 검사를 무료 홍보해주고 콘돔을 배포하는 활동을 벌인다. 지난해 1만2천건의 에이즈 테스트 결과 약 300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

동성애자 권익 활동가인 사회학자 리인해(李銀河)는 13억 중국 인구 중 동성애자 수는 3천900만∼5천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햇다.

동성애자는 동성결혼을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이성과 결혼하고, 자녀를 가지며, 노년에는 자녀의 부양을 받는다고 리씨는 설명했다.

그간 몇몇 동성애 권익 활동가들이 나타나 사회 인식 변화를 촉구하고 있으며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동성애 권익을 옹호할 대표단이 필요하고, 이들이 동성 결혼을 인정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리인해는 덧붙였다.

중국에서 동성애로 수차례 체포되고 복역한 것으로 이름난 닝궈펑(77)은 "1960년대에는 우리를 보고 대부분 역겨워했지만 지금 그런 사람은 소수"라면서 "생전에 볼 수 없더라도 미래에는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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