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아프리카 방문의 또 다른 목적은 '중국 견제'
아프리카 방문 이틀째 케냐 대통령과 GES 2015 공동주재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부터 케냐와 에티오피아 등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 순방에 나선 데에는 이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의 영향력을 재정의하려는 또 다른 목적이 있다.
아프리카에 최대 투자국이자 최대 자원수입국이며 주요 자본 공여국으로 자리 잡은 중국의 세력 확장에 제동을 거는 동시에, 아프리카-미국 간의 안보·경제 협력관계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G2(주요 2개국)'로 부상한 중국은 최근 10여 년간 아프리카 국가들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원조하고 교역관계를 강화함으로써 경제 분야에서 최대 파트너가 됐다.
세계은행과 미국 정부 자료에 나타난 중국-아프리카 간 무역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2천220억달러(256조원)로 같은 기간 미국-아프리카 무역액의 세배에 이른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대통령이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케냐와 에티오피아를 찾는 데에는 이러한 경제 협력의 '불균형'을 바로잡으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아프리카 순방이 케냐와의 경제적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나아가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라는 지적이다.
그는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의도를 드러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아프리카 선점'과 관련한 질문에 "중국이 아프리카에 엄청난 돈을 투자해 원자재와 맞바꿔왔다"고 언급하면서 "아프리카에서 미국의 가치를 드높여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위해 25일(현지시간) 오전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연례 '글로벌 기업가정신 정상회의'(GES 2015)를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과 공동 주재하면서 경제협력과 관련한 정부 간 협정 여러 건에 서명할 예정이다.
NYT는 이들 협정이 미국 기업들의 아프리카 국가 진출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특히 대형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를 둘러싼 중국과의 경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벡텔 등 미국 기업들은 최근 케냐에서 라무 신항만 건설, 케냐-우간다 원유 파이프라인 공사, 나이로비-에티오피아-남수단 철로 연장 등 수십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협상에 참여 중이다.
이런 대형 프로젝트는 단순히 케냐뿐만 아니라 동아프리카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미국 정부와 민간기업, 개도국 정부가 앞으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데에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에티오피아 역시 사하라 이남 국가 가운데 두 번째로 인구가 많고 최근 10년간 10%대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주요 경제협력 대상으로 평가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안보 측면에서도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관계를 재정의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미국은 케냐와 냉전 시기부터 협력관계를 유지하다 최근 수년간 냉각기를 겪었다. 2007년 말 케냐 대통령 선거 개표부정 시비에 따른 유혈 폭동으로 최소 1천200명이 숨지고 60여만 명의 국내 난민이 발생한 사건 때문이었다.
당시 사건과 관련해 2012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반인륜 범죄 혐의로 기소된 케냐타 현 대통령이 2013년 대선에 당선되자 미국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케냐타 대통령도 당선 뒤 '서쪽이 아니라 동쪽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취임 후 첫 방문국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택했다.
양국 간의 불편한 기류는 그러나 2013년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 이후 안보상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면서 우호적인 방향으로 선회했다.
권위주의 정권이 이끄는 에티오피아 역시 이전 같으면 미국 대통령이 방문하지 않을 국가이지만, 케냐와 함께 알샤바브 격퇴의 최전선에 있는 우방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을 지닌다고 NYT는 분석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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