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설득한 美, IS 턱밑서 대공세 예고

손병호 기자 2015. 7. 25.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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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꿈쩍 않던 터키, 공군기지 2곳 사용 허가

터키가 미군이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할 수 있도록 터키 남부 인지를릭, 디야르바키르 등 2곳의 공군기지를 사용하도록 허락했다. 미국의 9개월에 걸친 설득에 비로소 응한 것이다. 이를 두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터키가 결국 IS와의 싸움에 발을 담그게 됐다”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터키 기지 사용은 IS 격퇴를 위한 게임체인저(game changer·전세 반전의 결정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NYT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갖고 미군이 터키 공군기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

터키는 그동안 IS와의 전투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미군이 주도한 국제연합전선의 공습에 불참해 왔다. 또 IS를 자극할 것을 우려해 국제연합전선 전투기들이 자국 공군기지를 사용하는 것도 막아왔다. 지난 9개월간 미국과 유럽의 엄청난 압력이 있었지만 끝까지 버텼다.

하지만 최근 IS의 터키에 대한 공세가 확산되면서 터키도 IS에 대한 ‘적극 대응’ 쪽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3일 IS 조직원 5명이 남부 킬리스의 터키군 초소를 선제공격해 터키군 하사관 1명이 사망하는 등 IS와 터키 간에 첫 교전이 이뤄졌다. 공격을 받은 직후 터키는 F-16 전투기를 동원해 IS 기지 3곳을 공습했다. 이 공격으로 IS 조직원 35명이 숨졌다. 터키는 또 자국의 IS 조직원과 쿠르드족 테러 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의 조직원 251명을 검거했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시리아 접경도시 수루치에서 IS 조직원이 자살폭탄 테러를 저질러 32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하기도 했다.

인지를릭 기지는 IS의 근거지인 시리아 북서부 국경에서 100㎞ 떨어진 곳에 있어 시리아 북부 전략적 요충지인 알레포 일대를 감시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 과거 미군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축출할 때 핵심 기지 역할을 했다. 디야르바키르 기지는 시리아 북동부 국경에서 90㎞ 정도 떨어져 있어 IS가 수도로 선포한 라카를 공습하기에 유용한 곳이다. 또 이라크 제2도시로 IS가 1년 가까이 장악해온 모술과도 멀지 않다. 미 정부 관계자는 NYT와 인터뷰에서 “터키 기지 사용으로 시리아 내 IS에 대한 공습 및 정찰 범위가 획기적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시리아 및 이라크 내 IS 장악지들에 대한 미군의 대대적인 탈환작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첫 타격지는 이라크 서부의 요충지인 안바르주 라마디가 될 것으로 보인다. NYT에 따르면 미군이 훈련시킨 이라크군 3000여명이 현재 라마디 주변에 배치돼 이 도시를 향해 진격 중이다. 미 지상군 없이 이라크 자체 지상군과 국제연합전선의 공습으로만 IS를 격퇴하는 작전이어서, 이 싸움의 결과가 향후 미국의 대(對)IS 격퇴 전략을 수립하는 데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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