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확인된 터키 자폭테러 의문점 여전..IS 배후 자처 안해

2015. 7. 2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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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들은 사전 검문, 테러범은 검문 안 받아" IS 테러 목적은 "쿠르드·터키·미국 모두에 경고" 분석

"희생자들은 사전 검문, 테러범은 검문 안 받아"

IS 테러 목적은 "쿠르드·터키·미국 모두에 경고" 분석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터키 남부 시리아 접경 마을인 수루치에서 청년 31명의 목숨을 앗아간 자폭테러의 범인 신원과 행적이 속속 드러났지만 여전히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는 테러범이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 관련됐다고 밝혔고 테러범이 IS에 가담한 정황이 밝혀졌으나 IS는 이례적으로 배후를 자처하지 않았다.

또 희생자들은 테러 현장에 도착하기 전 경찰의 검문을 받았지만 수배자 명단에 올랐던 테러범이 현장에 들어간 경위도 논란이 되고 있다.

아울러 희생자들과 테러 시점 등을 고려하면 IS가 쿠르드족과 터키, 미국에 경고를 보낸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범인은 IS 가담한 터키 대학생…IS, 터키 테러만 배후 자처 않아

터키 일간 휴리예트와 하베르튜르크 등은 23일(현지시간) 자폭테러범으로 밝혀진 대학생 셰이흐 압두라흐만 알라교즈(20)와 그의 형 유뉴스 엠레 알라교즈는 지난해 11월 가족의 실종 신고 이후 '테러 연루 실종자'로 경찰의 수배자 명단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터키 당국은 터키 남동부 아드야만 주(州)에 살던 이 형제가 지난 1월 남부 시리아 접경지역인 킬리스를 통해 시리아로 가서 폭발 훈련을 받고 지난 5월 터키로 돌아온 것으로 파악했다.

테러범은 범행 전 전화 통화를 하지 않아 구두로 지시를 받았으며 수루치의 한 집에서 폭탄을 넣은 배낭을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범인의 형 유누스는 지난 2103년 동부 아으르주의 한 대학에 입학했다며 집을 떠났지만 수개월이 지나고서 사우디 아라비아에 있다고 전화했으며 지난해 집으로 돌아와 동네에 찻집을 개업했다.

이 찻집은 8개월 동안 아드야만의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의 회의와 기도 장소로 사용됐으며, 주정부는 무허가라는 이유로 지난해 10월 영업을 금지했다.

테러범은 형이 운영하던 이 찻집에서 세뇌당하고 IS에 가담하려고 시리아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추가로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큰 유누스를 검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앞서 다부토울루 총리도 테러 발생 당일인 20일 IS와 연루 가능성을 제기했고, 21일에는 범인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IS와 관련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터키 정부와 주요 언론들이 이번 테러의 배후는 IS라고 확인했으나 정작 IS는 아직 배후를 자처하지 않고 있다.

이는 IS가 중동 각지에서 테러를 저지르면 하루 안에 테러범의 신원을 공개하며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성명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했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IS는 지난 1월 이스탄불 최대 관광지인 술탄아흐메트 지구의 경찰서에서 러시아 국적의 여성 IS 조직원이 자폭테러를 감행했을 때도 배후를 자처하지 않았다.

이처럼 IS가 배후를 자처하지 않은 것은 테러범들이 IS 조직원이 아니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터키를 다른 국가들과 다르게 여기고 있다는 점이 고려됐을 가능성이 있다.

터키 일간 자만이 공개한 경찰청 문서에 따르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IS 지도자는 터키를 제외한 국가들의 전사들에게는 전쟁에 참여하고 터키의 조직원에게는 터키에 최대한 남아서 다른 국가의 조직원들이 시리아와 이라크로 밀입국하는 것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터키-시리아 국경은 외국 조직원이 IS에 가담하는 주요 경로이며 IS의 자금줄인 석유와 유물 등의 밀매가 이뤄지는 곳이다.

IS는 또 외국인 인질들을 대부분 참수했지만 이라크 모술 주재 총영사 등 터키인 인질들은 모두 석방됐다.

다부토울루 총리는 외무장관이던 지난해 8월 언론 인터뷰에서 IS를 "분노하고 억압받은 수니파"라고 묘사하며, 이라크와 시리아의 시아파 정권이 종파를 차별하는 정책이 이들 국가의 수니파들이 IS에 가담한 주요 원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터키 정부는 국경 경비 등을 강화해 IS에 가담하려는 외국인들을 대거 체포했다는 점 등을 내세우며 야당 등이 제기한 정부의 'IS 방조설'을 강하게 반박했다.

◇테러범, 검문 안 받아…"정보·치안당국의 실패"

터키 언론들은 당국이 사전에 터키인 IS 조직원들이 폭탄테러를 감행하려고 시리아에서 터키로 밀입국했다는 정보를 사전에 파악했으면서도 테러를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중동 전문매체인 알모니터는 지난 10일 작성된 당국의 보고서를 인용해 IS는 시리아 락까에서 터키로 자폭테러범 8명을 보냈으며 이 가운데 폭탄조끼를 준비한 2명은 지난달 8일에, 다른 6명은 지난달 15일에 터키에 잠입했다고 밝혔다.

앞서 터키 일간 휴리예트도 정보당국인 국가정보국(MIT)이 지난달 22일과 지난 3일 경찰과 치안군 등에 테러 가능성이 있는 IS 조직원 7명의 이름 등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쿠르드계 야당인 인민민주당(HDP)의 샨르우르파주 르드반 야부즈 지부장은 일간 부균에 경찰이 사건 현장인 문화원 입구에서 검문했더라면 테러범을 잡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야부즈 지부장은 경찰은 HDP가 주관하는 행사는 통상적으로 참가자들을 검문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사고 현장인 수루치는 시리아 코바니와 접경한 마을로 IS 조직원들이 이곳에 있다는 증거들이 있었으며 지난달 말에도 코바니의 터키 접경 지역에서 IS 조직원들이 차량폭탄 공격 등으로 코바니를 습격한 바 있다.

일간 자만은 문화원에서 검문하지 않은 것은 테러 희생자들인 터키 사회주의자청년연합(SGDF) 회원 등이 버스를 타고 수루치에 도착했을 때 경찰이 검문했던 것과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SGDF는 HDP와 가까운 사회주의자당(EPS)의 청년지부 격으로 이들은 놀이터와 공원 등을 건설하고 의료봉사를 하러 시리아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가 장악한 코바니로 가려고 했다.

다부토울루 총리도 지난 21일 SGDF 회원 등이 수루치에 도착했을 때 경찰이 검문해서 수배자 2명을 검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부균은 샨르우르파 경찰이 문화원에서 검문하지 않은 이유로 "문화원으로 들어가려던 이들을 검문했다면 그 단체들이 폭력 시위를 벌였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사고 조사 책임자로 현장을 방문한 세즈킨 탄르쿨루 의원은 전날 일간 줌후리예트에 샨르우르파 주정부는 사전에 자폭테러 정보를 받지 못했다며 정보당국의 테러 관련 정보가 공유되지 않은 것은 의문이라고 말했다.

◇IS 테러 목적은…"쿠르드·터키·미국에 경고"

알모니터는 IS가 이집트나 요르단, 이라크 등지에서 주로 군과 정부 시설을 겨냥해 테러한 것과 달리 친(親) 쿠르드 민간인 좌파세력을 겨냥했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알모니터는 IS가 SGDF를 겨냥한 것은 YPG의 상부 조직인 민주동맹당(PYD)과 터키 쿠르드족 분리독립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에 경고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YPG는 지난달 IS가 점령한 터키와 접경한 시리아 텔아비야드를 공격해 장악하고 IS의 수도격인 락까를 위협하고 있으며, YPG에 가담한 PKK 조직원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모니터는 IS가 테러범 알라교즈를 포함해 터키로 보낸 잠재적 테러범들을 모두 쿠르드족으로 구성한 것은 민족주의보다 IS의 지하드 이념이 강하다는 메시지를 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알모니터는 또 최근 IS에 강경한 태도를 보인 터키 정부에는 '우리를 공격하면 대가를 치를 것'이란 경고를 보낸 것이며 터키 정부가 IS 대신 PKK와 싸우도록 전선을 분산시키려는 시도라고 풀이했다.

실제 PKK는 전날 수루치 테러의 보복이라며 수루치 인근 지역에서 경찰관 2명을 총으로 살해했다고 밝혔고, 정부는 IS와 함께 PKK에도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YPG를 시리아 내 IS 격퇴전의 동맹으로 활용하는 미국에도 경고하는 의미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수루치 테러 직후 고위급 대표단이 터키를 방문해 IS 대응 전략을 논의했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2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IS 격퇴에 협력하기로 했다.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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