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교회가 원주민에게 저지른 중죄, 용서 구한다"

김병현 2015. 7. 1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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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 지배' 언급 도중 사과.. 환경파괴와 자본주의는 비판

[오마이뉴스 김병현 기자]

 원주민에게 '교회의 죄'를 사과한 교황 소식을 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 TheNewYorkTimes
볼리비아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원주민들을 만나 식민시대 가톨릭 교회가 원주민들에게 행한 범죄 행위들에 대해 사과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프란시스코 교황이 9일(현지 시각) 저녁 볼리비아 원주민 단체 및 운동가들과 만나 식민 지배에 대해 연설하던 중 "신의 이름으로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중대한 죄를 많이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회의 잘못뿐만 아니라 이른바 '아메리카 정복 시대'에 교회가 원주민들에게 저지른 범죄 행위에 대해 겸허히 용서를 구한다"면서 "십자가의 힘으로 칼의 논리에 강력하게 반대한 수많은 성직자도 있었음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원주민 지도자 아돌포 체우로베스는 "우리가 원했던 것 이상의 사과였다"며 교황의 사과를 받아들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변화를 원한다고 말하는 것, 주저하지 말아야"

또한 교황은 이 연설에서 환경 파괴와 이윤만을 좇는 자본주의를 비판하며 변화를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재의 이 시스템은 농부들도, 노동자들도, 공동체도, 사람도, 땅도 견딜 수 없다"면서 "우리는 진짜 변화를 원한다고 말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권력도 사람들에게서 주권을 빼앗아갈 권리는 없다"며 "새로운 식민주의는 기업, 대출 업체, 자유 무역 조항들, 노동자와 가난한 자의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는 긴축 정책 등 이름 없는 재물의 영향으로 나타난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앞서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도 지난 2000년 교회가 저지른 과거의 과오에 대해 사과했으며 2001년에는 오세아니아 원주민들에 대해 교회가 선교를 내세워 행한 유린 행위들에 사죄하는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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