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 이전 '최초의 도구' 케냐에서 발견
330만 년 전 인류의 조상이 사용했던 최초의 도구가 케냐에서 발굴됐다. 인류의 조상들이 지금까지 알려졌던 것보다 훨씬 더 빨리 도구를 이용할 만한 지능을 갖췄다는 것을 시사하는 발견으로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의 닉 테일러 박사 등 국제연구팀은 케냐 북부 투르카나 호수 인근에서 330만 년 전의 뗀석기들을 발굴해 이 연구 성과를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기고했다고 영국 BBC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르카나 호수의 로메크위3 유적지에서는 2011년부터 뗀석기가 발견되기 시작했고 2012년 말까지 총 149점이 발굴됐다. 이 뗀석기들은 큰 바위에서 떨어져나온 날카로운 조각으로, 무언가를 절단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망치와 모루와 같은 용도로 사용됐던 것으로 보이는 석기도 나왔으며 무게가 15㎏에 달할 정도로 거대한 것도 있었다. 과학자들은 이 거대한 모루가 다른 돌을 깨뜨려 도구를 만드는 데 사용됐을 거라고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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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캡쳐 |
뗀석기들이 출토된 곳의 화산재와 광물 연도 측정 결과 330만 년 전의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석기는 탄자니아에서 발견된 260만 년 전의 올도완 석기인데, 이번에 나온 뗀석기들로 인류의 첫 도구 사용 시기는 70만 년이나 앞당겨졌다. 올도완 석기는 처음으로 도구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호모 하빌리스가 만든 것으로 추정됐는데, 그보다 더 앞선 인류의 조상들도 도구를 사용했다는 뜻이 된다.
연구팀은 로메크위3 유적지 인근에 살았던 것으로 알려진 케냔트로푸스나 '루시' 화석으로 유명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같은 인류의 조상이 이 뗀석기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후보군이라고 말했다. 이 종들은 지금까지 특별한 지능을 갖고 있지 않으며 두뇌도 인간보다 작았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이번 발견은 이들이 도구를 만들 정도로 생각보다 똑똑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BBC는 평가했다. 영국 런던대 고고학연구소의 이그나시오 드 라 토레 박사는 이 발견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최근 50년간의 발견 중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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