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피해자 책임' 주장 성폭행범 인터뷰 방영금지

2015. 3. 4.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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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2012년 세계적 공분을 일으켰던 인도 버스 여대생 성폭행 사건의 범인이 한 TV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피해 여성을 비난하는 인터뷰를 한 사실이 알려지자 인도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인도 정보방송부는 3일(현지시간) 이 영화의 자국 내 방송을 금지했고 경찰은 교도소 내 인터뷰 허가 등 영화 제작 과정에 위법 사항이 있는지 수사하기로 했다.

영국 BBC 방송과 영화제작자 레슬리 우드윈은 2012년 12월 인도 뉴델리의 버스 안에서 여대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수감 중인 무케시 싱(29) 등 성폭행범을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인도의 딸'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오는 8일 '여성의 날'에 맞춰 영국 BBC와 인도 NDTV를 비롯해 세계 7개국에서 방영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전에 공개된 싱의 인터뷰는 "품위 있는 여성은 밤 9시에 밖으로 나다니지 않는다", "성폭행당할 때 저항해선 안 되고 조용히 성폭행을 허락해야 한다"는 등 피해자를 비난하고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하는 내용 일색이었다.

라지나트 싱 인도 내무장관은 4일 상원에 출석해 "영화에 담긴 가해자의 발언이 매우 경멸적이고 여성의 존엄을 모욕하고 있다"며 "어떻게 이런 인터뷰 허가가 내려졌는지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단체도 이 사건을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며 영화 제작자와 방송사도 비판했다.

영화 제작자인 우드윈은 자신의 영화를 통해 "성폭행범 개인이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며 "인도 정부의 방영금지 조치는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검열"이라고 반박했다.

영화 방영 금지는 4일 인도 의회에서도 논란이 됐다.

많은 의원들이 방송 금지 조치를 환영하는 가운데 무소속인 아누 아가 상원의원은 "방송 금지가 능사가 아니다. 인도 남성들이 여성을 존중하지 않고 성폭행이 발생하면 피해 여성을 비난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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