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세태를 "이기적"이라고 비판했다. 교황은 11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에게 "부부가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교황은 "아이를 귀찮은 짐으로 생각하는 세대가 있는 사회는 우울한 사회"라며 "자녀를 가질 때 인생은 더 젊고 활기차게 된다. 출산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자신의 어린 시절 어머니가 5명의 자녀 중 누구를 가장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어머니는 손가락 하나만 다쳐도 5개의 손가락이 모두 아프다고 말하곤 했다"며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아이가 예쁘거나 자기와 닮았다거나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저 자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황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수십년간 출산율 저하에 시달리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망했다. 교황은 지난해에도 부부가 아이를 갖지 않는 대신 멋진 휴가를 보내고 시골에 별장을 마련하려는 '웰빙 문화'의 유혹을 경고한 바 있다. 당시에는 "개 한 마리와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는 것이 더 편할지 모르지만 이런 결혼 생활은 외로운 노년을 맞게 된다"며 "아이가 주는 기쁨은 부모의 가슴을 뛰게 하고 미래를 다시 연다"고 강조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